"소비·대출 느는데 무슨 침체?"…생각보다 너무 좋은 美 경제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7.2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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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사진=pixabay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급랭하며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으나 최근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 소비 지표와 은행들의 실적을 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소비는 여전히 견고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 6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0%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했던 0.9% 증가를 웃도는 것이다.

미국 주요 은행들의 지난 2분기 실적에서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돈을 쓰며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금융시장 약세와 금리 상승세로 투자은행(IB) 일부 사업이 타격을 받긴 했지만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과 예금 등 소매금융은 놀라울 정도로 견조했다.

예를 들어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우 지난 2분기에 자동차 할부금융과 2차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지출, 대출 상환율 등이 1년 전보다 개선됐다. 2차 주택담보대출이란 집을 구입할 때 받은 대출 외에 후에 주택을 담보로 다시 받는 대출을 말한다.

특히 신용카드 대금을 돌려받지 못해 상각 처리한 비율은 지난 2분기에 1.6%로 1년 전 2.67%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JP모간도 지난 2분기에 고객들의 신용카드 지출이 1년 전 대비 21%, 전분기 대비 15% 늘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지출액 증가는 대부분 외식과 여행에서 이뤄졌다.

지난 2분기 카드론도 1년 전에 비해 17% 늘었다. 반면 대출 연체에 따른 상각 비율은 1.47%로 1년 전 2.24%보다 하락했다.

이에 대해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인 글렌 쇼어는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 은행들의 실적을 보면 "결제와 투자, 소규모 사업을 위한 신규 계좌 개설을 통해 고객들의 소비 및 투자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며 "자산의 질 대부분이 개선되고 있을 정도로 좋은 상태인데 (무슨 침체?)"라고 반문했다.

소비가 이처럼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가 된다. 설사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완만한 위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세에도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은 실업률이 여전히 낮은 데다 코로나 팬데믹 때 이뤄졌던 각종 부양책 덕분으로 분석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CEO(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모이니한은 지난 18일 CNBC에 출연해 "펀더멘털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우려했던 것과) 많이 다른 환경"이라며 "지금으로선 어떤 침체 조짐도 목격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주요 은행들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규모가 늘었고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M&A(인수·합병)와 주식 및 채권 발행 등 IB 거래가 줄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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