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 가서 일한다"…'워케이션' 열풍, 회사도 직원도 '만족'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2.07.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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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현정 디자인기자/사진 = 김현정 디자인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일과 휴가를 결합한 '워케이션'(Work+Vacation)이 새로운 방식의 근무 형태로 떠오른다. 근로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고 아이를 둔 직원의 육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리고 있는 주요 지자체도 워케이션 흐름에 발맞춰 여러 혜택을 제공하며 원격근무자 영입전에 나섰다.

발빠르게 워케이션에 돌입한 주요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 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3.4%가 워케이션 제도 도입을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기업 10곳 중 6곳이 워케이션으로 직원들의 복지와 직무 만족도 향상 효과를 얻는다고 평가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거점오피스를 운영하며 유연근무제를 시행해 오던 SK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정형화된 근무 형태(출근)를 바꾸는 것이 행복에 중요하다"고 언급할 정도다. SK그룹은 오는 7월 워커힐호텔에 워케이션 컨셉의 거점 오피스를 오픈할 예정이며,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월 1회 금요일 휴무를 주는 '해피 프라이데이'를 시행한다.

LG그룹은 근무 형태를 다양화하는 동시에 원격근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업무 분야에 따라 회사 바깥에서 근무가 가능한 '리모트 워크'(원격근무)를 부분 시행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직원들이 육아 스케줄에 따라 근무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육아기 자율근무제'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형태를 찾아보기 힘든 유연근무제로, 이용 직원도 부쩍 늘었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워케이션 근무자가 갈수록 늘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재택(원격)근무자는 114만명(전체 근로자의 4.2%)으로 2019년(9만 5000명)에 비해 12배 가까이 늘었다.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다소 감소했으나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7만명을 넘어서면서 근무 형태가 다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 지자체는 이미 워케이션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털사 시는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을 겨냥해 현금 1만 2000달러(한화 약 1590만원)의 이주비와 베이비시터 지원, 사무실 제공이라는 파격 혜택을 내놨다. 독일과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UAE)등 50여개 국가는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취업 없이도 장기 체류를 허용하는 특별 비자까지 마련했다.

국내 주요 지자체도 적극적이다. 부산시는 만 18~39세의 청년 재직자와 기업 등을 대상으로 부산 체류비 일부(1인 1개월 기준 50만원)와 업무공간을 최대 60일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범 추진 중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워케이션 선호도 1위 지역으로 꼽힌 제주도도 지난 18일부터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워케이션 상품개발과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재계 관계자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 10명 중 8명이 워케이션을 선호할 정도로 직원 복지와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에 긍정적인 제도"라며 "지자체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갈수록 적용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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