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0일 코스피200에 편입될 걸 예상한 하나투어 (48,900원 ▼550 -1.11%)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한 주주의 걱정섞인 글이다. 코스피200 편입 후 하나투어에 대한 공매도가 가능해졌고 실제로 이 글처럼 19일까지 하나투어 주가는 -34.54% 하락했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 비중도 19.5%로 전체 코스피시장(1.88%) 보다 약 9배 더 많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케이카 (13,130원 ▲260 +2.02%)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24.06%로 전체 코스피 공매도 거래 상위 3위를 기록했다. 케이카와 함께 최근 코스피200에 편입된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도 19.11%로 9위를 차지했다.
이들 종목들은 코스피200 편입 후 공매도의 먹잇감이 됐다. 코스피200 편입 이후 전날까지 전체 코스피 시장의 평균 공매도 거래량 비중은 1.88%인 반면 7개 종목 합산 평균 공매도 거래량 비중은 13.82%였다.
주가도 빠졌다. 코스피200 편입 전에도 대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해왔는데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 6월1일부터 하나투어 -34.54%, 한일시멘트 -32.05%, 케이카 -26.04%, 일진하이솔루스 -25.23%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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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큰손 투자자들의 공매도로 개인 투자자들이 금전적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6개월 이상 금지하는 게 필요하며 그 기간 동안 민간 전문가, 금융당국 등이 모여 공매도 제도의 현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 방향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금융시장 안정화를 내세우며 필요하다면 공매도 금지 조치까지 꺼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취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정부뿐 아니라 외국도 필요하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한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매도 금지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매도와 주가 하락 사이의 연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걸 근거로 든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그해 10월1일부터 8개월 간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 1400대를 머무르던 코스피지수가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30% 이상 더 빠졌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공매도를 금지시켰을 땐 일시적으로 주가가 올라갈 순 있어도 시세 조정이 올 때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인위적 주가 부양으로 버블이 더 심하게 낄 수 있어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가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거나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하는 위기 상황의 경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시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순 있다"면서도 "지금은 그런 위기 상황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에 성급하게 공매도를 금지할 필요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