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T, '우영우' 띄운 스카이TV·미디어지니 합병추진…콘텐츠 시너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07.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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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T, '우영우' 띄운 스카이TV·미디어지니 합병추진…콘텐츠 시너지↑


KT (33,300원 ▼350 -1.04%)가 그룹 계열사인 스카이TV(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 합병을 추진한다. 두 법인 합병에 대한 시나리오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경에는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통합 브랜드 ENA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있다. '우영우'가 케이블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은 동력이 됐다. 최근 1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KT는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그룹 계열사들을 합병해 미디어·콘텐츠 부문 시너지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18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 합병 프로세스에 돌입했다. 스카이TV는 KT가 지분 50%를 보유한 자회사 스카이라이프 (5,350원 0.00%)가 지분 73.3%를 보유중이다. 나머지 26.7%는 KT스튜디오지니(KT의 100% 자회사)가 갖고 있다. 미디어지니는 '우영우' 공동제작사인 스튜디오지니의 100% 자회사다.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는 모두 MPP(복수채널사용사업자)다. 미디어지니는 지난해 스튜디오지니에 인수됐는데 스카이TV와 KT 그룹 내 포지션이 겹친다.



KT는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 통합 법인을 스튜디오지니 산하에 배치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KT는 그룹 차원의 미디어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 스튜디오지니 산하에는 상장사인 지니뮤직 (3,025원 ▲40 +1.34%)도 있다. 스튜디오지니가 지니뮤직 지분 3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KT는 미디어지니를 인수하면서 스튜디오지니 산하에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를 배치해 시너지를 키울 구상이었다. 하지만 가장 경쟁력있는 MPP인 스카이TV가 스카이라이프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의 합병을 위한 포석은 깔려있다. 윤용필 스카이TV 대표가 지난해 말부터 미디어지니 대표를 겸하고 있다.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는 'ENA'라는 패밀리 채널 브랜드를 론칭했다. ENA 편성표에 이름을 올린 '우영우'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ENA는 출범 두 달여만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우영우'는 지난 14일 방송 6회 만에 9.6%(닐슨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윤 대표는 지난 4월 KT그룹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스카이라이프TV는 지난해 KT그룹에 새롭게 합류한 미디어지니와 시너지를 통해 ENA만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차별화한 오리지널 콘텐츠 편성을 대폭 확대해 2025년까지 1조원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하고 글로벌 IP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최근 OTT(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즌을 CJ ENM 티빙에 흡수합병시키기로 했다. 자체 OTT 운영 부담을 줄이고 '우영우' 등 킬러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전망이다.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 합병을 추진하는 것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

다만 걸림돌은 있다. KT의 자회사이자 스카이TV의 최대주주인 스카이라이프 노조의 반대다. 스카이라이프의 알짜 수익원인 스카이TV를 KT 계열 스튜디오지니에 내주는걸 꺼려한다.

지난해 KT가 HCN으로부터 미디어지니를 인수할 당시에도, 이같은 상황을 우려한 스카이라이프 노조의 반대가 있었다. 결국 KT는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미디어지니만 인수하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한 바 있다.

실제 스카이TV의 성과는 미디어지니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스카이TV의 영업수익(별도기준)은 662억원으로, 미디어지니(223억원)의 3배에 달했다. 마진 차이는 더 크다. 스카이TV는 지난해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강철부대'와 '나는쏠로' 등 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하며 역대 최고실적을 거뒀다. 미디어지니 영업이익은 25억원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KT그룹의 미디어 계열사 밸류체인의 중심은 스튜디오지니가 잡고 있다"며 "'우영우'의 성공으로 성장가능성을 확인한만큼 합병 스카이TV·미디어지니를 스튜디오지니 산하로 두는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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