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진에 '시총 1조 클럽' 탈락 속출..거래대금도 5조로 '뚝'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07.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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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부진에 '시총 1조 클럽' 탈락 속출..거래대금도 5조로 '뚝'


주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하루 거래대금이 2020년 3월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대형주마저 몸집이 크게 쪼그라 들었다. 치솟는 물가, 경기침체, 달러 강세 등으로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고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동학개미'의 기세가 꺾인 영향이다.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 44조원→5조원으로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은 5조99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처음으로 5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2020년 2월 17일(5조6392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동학개미' 운동이 한창이던 2021년 1월11일 하루 거래대금이 44조433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86.5%나 감소한 수치다.



코스닥 시장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20조원대를 기록하던 코스닥 일일 거래대금도 5조원대까지 줄었다. 7월 들어 15일까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평균 일일 거래대금은 각각 7조1776억원, 6조1062억원 수준이다.

국내 증시 부진의 원인은 화력이 약해진 동학개미와 '팔자'에 나선 외국인 탓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주식을 20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지난 1월부터 6개월 연속 순매도했고 지난달에만 3조8000억원 넘게 팔았다.



개인은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466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매수 우위는 유지했으나 순매수 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59조6933억원)의 36% 수준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100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불안한 매크로 환경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관찰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주 코스피 거래량은 연초 이후 평균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총 1조 클럽' 56곳 감소..시총 상위 10곳 몸집도 쪼그라들어
증시 침체 속에 대형주들도 힘을 못쓰고 있다. 올 들어 주식 시가총액(시총)이 1조원 이상인 상장사가 50곳 넘에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시총이 1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23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56곳 줄어든 수치다.

시총이 1조원 넘는 코스피시장 상장사는 217곳에서 191곳으로 26곳이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71곳에서 41곳으로 30곳이 '시총 1조 클럽'에서 탈퇴했다. 올해 시총 1조원 클럽에서 제외된 곳은 HDC현대산업개발 (17,790원 ▲120 +0.68%), SK가스 (165,400원 ▲6,500 +4.09%), 롯데관광개발 (9,430원 ▼220 -2.28%), 하나투어 (59,900원 ▲1,700 +2.92%), 한화투자증권 (3,335원 ▼70 -2.06%) 등이다.

시총 상위 10개 기업들의 몸집도 작아졌다. 시총 상위 10개 기업(우선주와 올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제외) 중 올해 시총이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지난해 8만전자에서 5만전자로 전락한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의 시총은 올들어 100조원이나 크게 줄었다. 지난 15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467조4340억원으로 올해 들어 109조2470억원이 감소했다.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도 각각 23조5145억원, 1조5978억원 줄었다.

현대차 (250,000원 ▼2,500 -0.99%)(5조4485억원), 네이버(24조1972억원), 삼성SDI (413,500원 ▼8,500 -2.01%)(7조3578억원), LG화학 (373,000원 ▼8,500 -2.23%)(7조2710억원), 기아 (116,600원 ▲400 +0.34%)(1조2566억원), 카카오 (47,400원 ▼700 -1.46%)(18조9599억원) 등의 몸집도 크게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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