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교촌치킨 배달비 논란의 이면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2.07.18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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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오리지날/사진= 교촌치킨 홈페이지교촌오리지날/사진= 교촌치킨 홈페이지


"교촌치킨 배달료 4000원 실화냐." "교촌 불매하겠다."

교촌치킨이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상당수 가맹점이 치킨 배달비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올린 탓이다. 각종 물가가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치킨 배달료를 도입한데다 지난해 11월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교촌치킨이라 불만이 배가됐다.

물론 배달비 인상은 교촌만의 얘기는 아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사의 일부 가맹점도 기본 배달료를 3500~4000원으로 높였다. 가맹점 본사들은 배달료 인상을 가맹점주가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배달비는 가맹점주가 전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가격 저항에도 가맹점주들이 배달료를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식재료값과 인건비, 공공요금 등 각종 비용 상승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치킨용으로 많이 쓰는 닭고기 9~10호 시세는 1㎏당 4692원으로 1년 전 3923원보다 20% 비싸졌다. 국제 곡물가 상승 등으로 튀김유 가격도 두 자릿수 비율로 올랐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말 가맹점에 납품하는 카놀라유 1박스(16.5㎏) 가격을 5만9400원으로 14%, bhc는 이달 해바라기유 1통(15㎏) 가격을 12만5750원으로 40% 각각 상향 조정했다. BBQ도 지난 4월 가맹점용 올리브유 1통(15㎏) 가격을 16만원으로 33% 높였다.

가격이 뛰니 배달 수요는 감소세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지난 5월 이용자수는 약 3200만명으로 전달 대비 100만명 이상 줄었다. 그래서인지 치킨 가맹점을 양도하겠다는 점주도 급증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최근 일주일간(지난 10~16일) 올라온 치킨 양도 제목의 글이 51건 올라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건이었다.



가맹점 본사와 소비자들이 가격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대부분 식품업체 평균인 5%를 웃돈다. 교촌에프앤비 8.1%, bhc 27.3%, 제너시스비비큐 17.8%, 혜인식품(네네치킨) 15.1%, 지앤푸드(굽네치킨) 6.9% 등이다. 1분기에도 비슷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고통을 분담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박미주 기자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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