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잇]신세계푸드가 만든 식물성 단백질 정육점…햄·달걀 대체할까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2.07.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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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소재의 '더 베러' 방문해보니…오는 30일부터 정식 오픈

편집자주 세상은 넓고, 먹을 건 많다. 식음료 담당 기자들이 그 중에 '핫'한 음식들을 먼저 먹어보고, 솔직한 후기를 전합니다.

신세계푸드가 오는 30일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 소재의 '더 베러'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한다./사진=구단비 기자신세계푸드가 오는 30일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 소재의 '더 베러'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한다./사진=구단비 기자


신세계푸드가 식물성 단백질로 구성된 정육점 형식의 '더 베러' 매장을 지난 15일 오픈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더 베러' 플래그십 스토어는 서양식 정육점 콘셉트로 대체육 소시지, 햄, 미트볼을 비롯해 샌드위치, 샐러드 등을 판매한다. 버터, 계란, 우유를 사용하지 않은 식물성 디저트 마카롱, 브라우니, 초콜릿 케이크와 귀리·코코넛 음료도 있다.

스타벅스 샌드위치에서 시작…미트볼·'민스'까지 발전했다
'더 베러'에서 판매되는 대체육을 사용한 샐러드./사진=구단비 기자'더 베러'에서 판매되는 대체육을 사용한 샐러드./사진=구단비 기자
2016년부터 대체육을 연구하기 시작한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 샌드위치 등 대체육을 사용한 샌드위치 제품을 납품하고 기업 급식, 호텔 등에 대체육을 선보이면서 B2B(기업 간 거래)에 주력해왔는데 '더 베러' 매장을 열어 B2C(기업과 소비자의 거래) 사업도 벌이는 셈이다. 소비자들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햄, 미트볼을 구매해 집에서 직접 조리해 먹을 수도 있고 이를 활용한 델리(조제식품)도 구매할 수 있다. 샌드위치, 샐러드 등의 가격대는 5000원에서 1만원대다. 인근 카페와 비교해 저렴한 편이다.



볼로냐 콜드컷, 슁켄, 모르타델라 등 대체육 햄을 사용한 식물성 샌드위치./사진=구단비 기자볼로냐 콜드컷, 슁켄, 모르타델라 등 대체육 햄을 사용한 식물성 샌드위치./사진=구단비 기자
매장에서는 스타벅스 샌드위치 등에 사용됐던 기존 볼로냐 콜드컷에 이어 슁켄, 모르타델라 등 다양한 대체육 햄을 선보인다. 미트볼, 민스(다진 고기), 소시지 패티도 판매한다. 샌드위치는 햄 특성에 맞게 바게트, 깜파뉴, 베이글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빵을 사용했다. '동물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체육 제품을 먼저 상품화하는 것보다 매장 운영으로 식물성 단백질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며 "가격대도 고기를 사용한 제품이랑 비슷하게 맞췄고 이윤보다 각인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햄이랑 똑같은 식감…계란, 버터 없는 디저트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모르타델라 깜파뉴 샌드위치, 슁켄&퀴노아 샐러드, 초콜릿 가나슈 무스 케이크. 모두 식물성 음식이다./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모르타델라 깜파뉴 샌드위치, 슁켄&퀴노아 샐러드, 초콜릿 가나슈 무스 케이크. 모두 식물성 음식이다./사진=구단비 기자
대표 메뉴는 슁켄 바게트 샌드위치, 모르타델라 깜파뉴 샌드위치, 볼로냐 크림치즈 베이글, 슁켄&퀴노아 샐러드 등이다. 맛을 보니, 최근 나온 대체육 제품 중 가장 기존 햄과 유사한 식감을 구현해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세계푸드는 햄의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해조류를 사용했다. 식이섬유와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사용해 햄 고유의 탄력성과 쫄깃함을 살렸다.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 성분을 이용해 풍미를 냈다. 비트와 파프리카 등 식물 소재로 붉은 색감을 냈다.



사진 왼쪽부터 모르타델라 깜파뉴 샌드위치, 슁켄 바게트 샌드위치, 볼로냐 크림치즈 베이글/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모르타델라 깜파뉴 샌드위치, 슁켄 바게트 샌드위치, 볼로냐 크림치즈 베이글/사진=구단비 기자
기본인 볼로냐는 부드러운 식감으로 일반 햄과 다르지 않다. 모르타델라는 외관으로 보기에 입자가 굵게 표현되는데 이 덕분에 씹을수록 고소한 지방 맛을 낸다. 슁켄은 향신료를 사용해 독특한 향이 나는데 콜드 샐러드의 맛을 돋우어 준다.

사진 왼쪽부터 그린티 밀크, 코코넛 밀크, 미트볼./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그린티 밀크, 코코넛 밀크, 미트볼./사진=구단비 기자
대체육으로 만든 미트볼은 짭짤한 맛으로 '동그랑땡'과 유사했다. 돼지기름 맛을 표현한 것이 신세계푸드만의 기술력이다. 기본적으로 콩을 사용해 만든 대체육은 콩의 원료나 가공법, 성분 배합 등에 따라 다양한 고기의 맛을 낼 수 있다. 디저트는 계란 대신 콩을 사용했다. 특히 초콜릿 가나슈 무스 케이크는 일반 케이크와 구별해낼 수 없을 정도였다. 우유 대신 귀리·코코넛을 쓴 그린티 밀크, 코코넛 밀크도 담백해 이질적이지 않았다. 베러미트 식물성 햄은 비 유전자 변형 대두단백을 사용해 동물성 햄에 비해 방부제, 항생제, 아질산나트륨 등에 노출될 위험이 적다.

대체육 넘어 대체식품 만드는 신세계푸드…"앞으로 갈 길 멀다"

사진 왼쪽부터 슁켄, 모르타델라, 볼로냐 콜드컷. 모두 대체육을 사용한 제품이다./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슁켄, 모르타델라, 볼로냐 콜드컷. 모두 대체육을 사용한 제품이다./사진=구단비 기자
신세계푸드는 대체육에서 멈추지 않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더 베러에서 선보인 대체육을 포함한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빵, 디저트, 음료 등 대체식품을 만드는 식업으로 재탄생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우리는 베지테리언이 즐기는 대체육이 아니라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즐기는 대체육을 만들 것"이라며 "아직 가야할 단계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정육점 '더 베러'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사진=구단비 기자신세계푸드의 대체육 정육점 '더 베러'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사진=구단비 기자
콩으로 만든 대체육뿐만 아니라 배양육에 대한 관심도 표현했다. 관계자는 "애초에 접근성을 좋게 하기 위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돼지고기를 구현했고 접근성을 위해 가공육을 선택했다"며 "앞으론 고기 형태로 만들어내거나 배양육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푸드는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베러미트' 브랜드를 비롯한 대체식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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