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영국 지하철 역에 설치된 게시판에 철도해운노조(RMT)의 파업에 따른 지하철 출구가 폐쇄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AFPBBNews=뉴스1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철도해운노조(RMT)와 철도기관사노조(Aslef)는 이날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이달과 내달 여러 차례에 걸쳐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RMT의 노조원 약 4만명은 지난달에도 사측과의 최종협상 결렬을 이유로 3일간(21일, 23일, 25일) 파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파업 규모는 3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영국 내 열차운행이 약 80% 중단됐고 나머지 20%도 제한된 시간에만 운행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노조 측은 앞서 사측에 물가상승률 9%를 반영해 임금인상률을 7% 이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팬데믹 여파로 철도 승객이 17억명에서 10억명으로 줄었고, 정부의 지원금 지급도 중단됐다며 3% 이상의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6월 21일(현지시간) 영국 철도해운노조(RMT) 파업으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자 시민들이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블룸버그에 따르면 철도기관사노조에 소속된 △아리바레일런던 △칠턴레일웨이 △그레이터앵글리아 △그레이트웨스턴 △헐트레인 △LNER △사우스이스턴 △웨스트미들랜즈 등 8개 영국 철도회사의 기관사들은 오는 30일 24시간 동안 파업을 예고했다. 특히 헐트레인 기관사들은 오는 16일과 23일에도 파업에 나설 예정으로 이달에만 총 3차례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레이터앵글리아 기관사들도 23일 단독 파업에 나선 뒤 30일 합동 파업에도 참여하겠다고 했다.
철도기관사노조의 믹 웰런 사무총장은 "(철도)회사들은 정부에 의해 손(재정 운영 결정 권한)이 묶였다고 주장하며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면서 "올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9%, 10% 심지어 11%에 달하는 상황에도 회사는 실질 급여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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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9.1% 올라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란은행(BOE)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이유로 에너지·식품 가격이 계속 올라 오는 10월 CPI 상승률은 11%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웰렌 사무총장에 따르면 파업에 참여 중인 기관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4월부터 지금까지 지난 3년간의 실질 급여가 이전보다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교통부의 그랜트 섑스 장관은 "기관사들의 평균 연봉은 6만파운드(약 9408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로 전국 평균 연봉의 두 배 이상"이라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기관사 노조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