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사진=임종철](https://orgthumb.mt.co.kr/06/2022/07/2022071513591240193_1.jpg)
모아타운 후보지 내 4억대 경매 유찰…알고보니 '지분 경매'15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한강1차 대주파크빌 아파트가 감정가 4억3000만원에 경매를 진행했으나 유찰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2월 9억3000만원에 실거래가 된 점을 감안하면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됐지만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가격은 3억4400만원으로 더 내렸다.
문제는 지분이었다. 이 아파트는 전용 79.38㎡인데, 경매에 부쳐진 지분은 39.66㎡였다. 이 물건은 2명이 공동소유하고 있는데, 이 중 한명의 몫만 경매 대상으로 올라온 것이다. 예컨대, 이 아파트가 부부 공동명의라면 둘 중 한 사람의 몫만 경매로 나온 셈이다. 따라서 감정가도 전체 감정가 8억6000만원의 절반으로 책정됐다.
경매업계에서는 지분 경매라도 개발예정 등 투자가치가 있는 경우에는 감정가의 80% 수준에서 낙찰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모아타운이라는 재개발 예정 지역으로 투자가치가 있는 물건이라고 판단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대출 금리 인상,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유찰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반만 소유' 분쟁 가능성…"투자 측면에선 가치 충분"하지만 지분경매는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전히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아 재개발 과정에서 입주권 신청 등에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공동명의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합의해서 대표자를 선정해 입주권을 신청해야 하는데, 절차상 대표를 뽑는 것임에도 내가 아닌 남이 대표자가 되는 게 싫어 분쟁을 겪다 결국 현금청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어 "이런 일은 상속을 받아 지분을 절반씩 갖게 된 가족 관계에서도 나타나는데, 서로 모르는 관계일 경우에는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며 "합의를 잘 이뤄 입주권을 받더라도 공유를 해야 하니 추후 처분할 때도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 두 차례 유찰이 되더라도 투자가치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낙찰자가 법원에 '공유물 분할 청구 소송'을 청구해 공유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이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 법원은 전체 지분에 대해 경매에 부쳐 그 매각 대금을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눠갖도록 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낙찰자는 이미 한 두 차례 유찰돼 할인된 가격에 낙찰을 받았기 때문에, 지분 전체가 경매에 부쳐져 매각 대금을 절반씩 나눠갖게 되면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라며 "지분 경매는 소유권이 불확실해 인기가 낮지만 투자 측면에서 보면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