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에 저축은행도 예·적금 금리 인상…연 4% 적금 등장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2.07.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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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김현정 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사상 첫 한국은행의 '빅스텝'(Big Step·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하는 것) 단행에 저축은행도 수신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한은이 연내 최대 3%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4~5%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도 등장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아저축은행은 한은이 빅스텝을 결정한 전날 정기적금 상품 금리를 0.8%P(포인트) 인상했다. 모아디지털뱅크 앱(애플리케이션)이나 저축은행중앙회 SB톡톡플러스 앱 등 비대면 채널 가입 시 연 4% 금리(1년 만기)가 적용된다.

가입금액 제한이 없고, 특판상품이 아닌 일반 정기적금 상품 중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건 모아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월 100만원씩 적금을 가입하면 1년 뒤 세후 21만9960원을 이자로 받는다.



이 밖에 △다올저축은행 연 3.6% △푸른저축은행 연 3.6% △대신저축은행 연 3.5% △스마트저축은행 연 3.5% △페퍼저축은행 연 3.5% 등이 연 3% 중반대 정기적금을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16%다. 5월 말(연 2.79%)보다 0.37%P 올랐다. 지난해 말(연 2.37%)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0.79%P 상승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앞다퉈 수신금리를 올리는 것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2.25%까지 인상하며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수신금리를 올린 영향이 크다. 은행들과 예금 유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저축은행들은 은행 수신상품과 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은행보다 금리가 낮으면 사람들이 굳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어서다.


특히 한은이 연내 최대 3%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저축은행 수신금리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금조달처가 다양한 은행들과 달리 저축은행은 수신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수신 자산을 많이 늘려 놓아야 하기 때문에 수신금리 인상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에선 갈수록 줄어드는 예대금리차에 대한 고민도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는 6.72%P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7.01%P보다 0.29%P 줄었다.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비용이 오르는 데도 그만큼 대출금리를 높여잡지 못하는 건 규제와 경쟁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추가로 내린 데다 금융당국이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높은 취약차주가 주고객층인 만큼 경기침체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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