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로봇은 많은데 사람은 어디?"…현대엘리베이터 충주공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충주(충북)=최민경 기자 2022.07.14 05:29
글자크기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스마트 캠퍼스 판금공장 1차 조립라인/사진=최민경 기자현대엘리베이터 충주 스마트 캠퍼스 판금공장 1차 조립라인/사진=최민경 기자
"총 사업비 3320억원을 들여 만든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스마트 캠퍼스는 자동화율이 78%로 제조업 최고 수준입니다. 승강기 도어제작과정은 원자재 가공부터, 판금 등 제조 전 과정이 로봇에 의해 생산됩니다. 감속기와 권상기(Traction Machine), 인버터 공정 역시 완전 자동화 수준을 달성했습니다."(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13일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 이전기념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충주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자동화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자동화율 78%를 자랑하는 충주 스마트 팩토리는 17만2759㎡ 부지에 본사와 생산·포장·출하 일원화 시스템을 갖춘 공간이다. 팩토리 안에선 비접촉 홀로그램 버튼, 안면·음성 인식 장치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엘리베이터를 구현하고 실험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자동화율을 끌어올리고 현재 연산 2만5000여대 수준인 공장을 2028년까지 3만5000여대까지 증산 가능한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가본 이곳 공장은 정말 사람을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였다. 로봇이 대부분의 공정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먼저 방문한 판금 공장에선 엘리베이터 도어, 벽, 천장을 생산하는데 1차 조립라인과 2차 조립라인을 합쳐 총 45대의 로봇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인지게차와 무인 운반설비 8대도 가공된 제품이 쌓이지 않고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제품을 나르며 쉼 없이 돌아다녔다.



1차 조립라인은 강판, 티타늄 등 다양한 원자재가 자동창고에 입고되면 무인 운반설비가 판금 가공라인으로 원자재를 옮긴다. 로봇이 본드살포, 보강접착 등 100% 자동으로 가공한다. 자동화 후 하나의 도어를 1차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으로 기존보다 20% 향상됐다. 1일 최대 100대분을 생산할 수 있다.

2차 조립라인은 공정이 섬세해 자동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의 생산기술·시스템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크고 작은 로봇 30개, 컨베이어, 유공압 장치 등을 결합한 자동화 라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1공장은 최종 패킹(packing)을 제외하고 95%의 공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됐다"며 "자동화 구축으로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해 품질 향상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공장엔 엘리베이터 바닥과 구동장치 등의 조립라인이 있었다. 특히 안쪽엔 엘리베이터 부품 단위별로 신뢰성 시험을 진행하는 공간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신뢰성 시험은 안전을 위해 엘리베이터의 기능과 내구성 등을 테스트하는 것을 뜻한다. 작은 부품들의 개별 실험부터 엘리베이터 전체 실험까지 진행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끊임없이 열리고 닫히기도 하고, 엘리베이터를 끌어올리는 로프도 365일 24시간 내내 돌아가면서 수명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터치리스(touchless) 버튼을 테스트하기 위해 손 모형이 버튼 위에서 계속 왔다갔다 움직이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500만 회 이상 정상작동하면 기계적인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온도와 습도에 관련된 환경 시험과 외부 진동에 대응하기 위한 시험 등 다양한 시험들도 진행하고 있다"며 "한 시험 당 기본 200만 회의 실험을 진행하고, 고장날 때까지 실험하는 한계 시험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와 고장의 형태까지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공장은 엘리베이터의 심장이라 불리는 권상기를 제작하는 곳이었다. 가공 공차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소음과 진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품질 안정화가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가공할 때부터 자가 자동검사 측정 기능이 도입됐다. 제품을 정교하게 가공하기 위해 같은 자리에서 여러 개의 공구를 교환하며 가공하는 다기능화 가공기능도 적용됐다.

MES(제조실행시스템) 설비 연동을 통해 공정의 종합 효율, 가동률, 목표 달성률, 양품률, 전력량 등은 실시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충주 스마트 팩토리는 업계뿐만 아니라 제조업계의 4차 산업혁명 등대가 될 수 있는 공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