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이오도 옥석가리기…"임상 잘하거나 돈 잘 벌거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7.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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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이오도 옥석가리기…"임상 잘하거나 돈 잘 벌거나"


"바이오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최근 반등을 시도하는 기업이 눈에 띈다. 대체로 기술이전이나 임상시험 진척 등 R&D(연구개발) 성과를 확보하거나 비교적 탄탄한 이익창출능력을 갖춘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는 업종 흐름에 따라 다수 종목의 주가 방향성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앞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지 관심을 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 메드팩토, 티움바이오 등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다. 레고켐바이오 (68,200원 ▲400 +0.59%)는 지난 5월10일 장 중 저점(3만4500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34.5% 올랐다. 메드팩토 (9,980원 ▲70 +0.71%)는 지난 6월23일 장 중 저점(2만550원)보다 약 3주 만에 30.4% 상승했다. 티움바이오 (7,140원 ▲60 +0.85%)는 지난 6월17일 장 중 1만4800원까지 떨어졌지만 약 한 달 만에 15.2% 오르며 1만7000원선을 회복했다.

세 회사 모두 신약 개발 바이오로 최근 주가 상승은 연구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레고켐바이오는 국내 증시 대표 신약 개발 바이오로 꼽힌다. 그동안 수차례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 현재까지 9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총 계약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특히 중국 포순제약에 기술이전한 'LCB14'의 임상 1a상 결과가 오는 9월 공개될 예정이라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포순제약은 LCB14로 유방암, 폐암, 고형암, 대장암 등 적응증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성공적인 데이터를 발표할 경우 레고켐바이오의 신약 개발 플랫폼에 대한 시장 평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

메드팩토는 대표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백토서팁'의 주요 임상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먼저 골육종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단독요법 임상시험계획(IND)을 최근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제출했다. 췌장암 치료제 임상시험은 올해 3분기 안에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MSD(머크)와 공동으로 연구하는 대장암 치료제 임상 3상 준비도 순항하고 있다. 허가 목적의 임상 3상 계획을 제출하기 위한 서류 작업이 한창이다. 메드팩토는 임상 3상을 3분의 1 정도 진행했을 때 혁신신약으로 신청하고 신속승인 절차를 통한 조기 상용화를 꾀하겠단 전략이다.

티움바이오 역시 최근 혈우병 치료제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신청하는 등 신약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혈우병 치료제는 티움바이오 연구인력의 주력 분야라 기대가 크다. 또 면역항암제 'TU2218'과 자궁내막증 치료제 'TU2670'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TU2670의 경우 유럽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술이전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 필러 회사 바이오플러스 (6,500원 ▲80 +1.25%), 의약품 회사 한국파마 (18,950원 ▼10 -0.05%) 등의 최근 주가 상승도 눈에 띈다. 바이오플러스는 중국 시장 진출, 한국파마는 빈혈 치료제 임상 추진 등이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꾸준히 수익을 내는 기초체력이 탄탄한 바이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스닥에서도 일부 바이오 업종의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가 오랜 시간 고전하고 있는데 일부 종목의 경우 최근 반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이전 역량이 있거나 이익창출능력을 갖춘 바이오 중심으로 앞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 될 수 있다"며 "하반기 국내 주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연구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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