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시장 美·中·동남아…맞춤형 차별화 전략으로 뚫는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2.07.13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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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강국 코리아]<7>-①DB손해보험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은 금융산업에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오프라인·대면 중심 영업 활동은 급격히 위축됐다. 대신 디지털 플랫폼이 대세가 됐다. 국내 은행의 해외 거점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낙후된 금융 인프라의 빈자리를 온라인·디지털 서비스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디지털에 강점을 지닌 'K-금융'엔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시장 공략 전략을 현지에서 생생히 전달한다.

제2의 시장 美·中·동남아…맞춤형 차별화 전략으로 뚫는다


DB손해보험(이하 DB손보)은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1984년 처음으로 미국령 괌에 첫 해외지점을 개설하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후 미국 본토에서 영업을 늘려가는 동시에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해외영토를 차츰차츰 넓혀가고 있다. 국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제2의 내수시장 확보를 미국·중국·동남아 등 3대 권역을 통해 이룬다는 복안이다.

해외시장별 '차별화' 전략 추진…美 '현지화'로
DB손보 글로벌 사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시장별 차별화다.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의 금융당국 규제와 같은 진입장벽 등을 고려해 진출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다.



우선 세계 최대 보험시장이자 선진시장인 미국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공략하고 있다. 미국은 외국보험사에 대한 차별과 규제가 높지 않아 선진 금융기법과 해외영업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순히 현지 직원을 고용하는 것 뿐 아니라 영업 대상도 현지인 중심으로 짰다. 다른 국내 보험사들이 미국에서 계열사 물건 위주의 기업성 보험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DB손보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에 집중했다.

특히 DB손보는 해외시장 개척 첫 발을 내디딘 괌에서 시장점유율 19.3%(2020년 말 기준)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호텔과 콘도 등 대형 상업용 물건을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괌 정부의 약 45개 기관 중 10개의 화재 및 배상책임보험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관광지역인 투몬에 집중돼 있는 호텔지역의 괌 메리어트 호텔, 홀리데이호텔 등 23개 호텔 중 7개 호텔의 화재보험을 DB손보가 취급하고 있다.



다른 휴양지인 하와이에선 한국식 보험서비스를 가미해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인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한 고객 응대로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예컨대 통상적으로 하와이에선 3~5일 걸리는 계약 안내를 1일 이내로 단축시켜 현지 보험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아울러 지난해 4월 하와이 지역 최대 손해사정사인 JM&Co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첫해 27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DB손보는 올해 JM&Co 매출 5.8% 성장, 영업이익 30억원 시현을 목표로 세웠다. 특히 전문인력 확보와 양성, 고객사 관리 선진화를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하는 등 향후 하와이 손해사정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제2의 시장 美·中·동남아…맞춤형 차별화 전략으로 뚫는다
중국·동남아 등 진입장벽 높은 곳은 파트너사와 함께
신흥시장인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DB손보의 아시아 전초기지다. 이 지역은 미국과 달리 현지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진출규제 등 진입장벽이 높다. 이에 DB손보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 합자형태를 통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란 전략으로 중국·동남아 지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우선 아시아 최대시장인 중국에선 2011년 2월 지분투자를 통해 '청도 합자중개법인'을 설립했다. 2013년엔 중국 서부지역 최대 보험회사인 안청사 지분 15.01%를 사들이고, 보험사업 공동추진과 경영참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보험시장 노하우를 습득해 향후 중국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DB손보 관계자는 "안청사 지분 매입 이후 연평균 매출이 9.3%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순위도 단기간에 4계단 상승했다"며 "앞으로도 현지 파트너사와 유대관계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함과 동시에 비자동차보험에서의 틈새시장과 플랫폼 기반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투자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인구증가율에 비해 아직 보험침투율(GDP 대비 총보험료 비중)이 낮은 동남아 지역은 DB손보의 차세대 공략 시장으로 꼽힌다. 현지회사가 보유한 영업·보상 네트워크와 우수한 현지 인력에 DB손보의 사업 운영 노하우를 접목시킨다는 전략이다.

우선 약 1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뎠다. 2015년 1월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점유율 5위를 차지하고 있는 PTI 손해보험사를 인수(지분율 37.3%)해 현재 시장점유율을 3위까지 끌어올렸다. PTI 손해보험은 DB손보가 인수한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를 기록 중이다.

다음 목표는 인도차이나 반도 전반…미얀마, 인도네시아 시장 주목
DB손보의 눈은 이제 인도차이나반도를 향하고 있다. 이미 자리를 잡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주변국가인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국가로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남아 두번째 공략 국가로는 미얀마를 점찍은 상태다. 정치적 상황 등으로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어서다. DB손보가 국내 손보사 중 유일하게 미얀마 사무소를 개소한 이유다. 특히 미얀마는 2019년 처음으로 보험시장을 개방하는 등 국가적으로도 보험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DB손보는 양곤에 설치한 사무소를 통해 미얀마 진출 시점을 저울질 하는 중이다.

DB손보 글로벌사업 관계자는 "현재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시장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과 함께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현지사와의 파트너십 구축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동남아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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