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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먼저 온 '반도체 한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응은?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2.07.13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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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먼저 온 '반도체 한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응은?




지난달 대만 10대 반도체 기업의 매출액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예고됐던 '반도체 한파'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및 IT(정보통신) 기기 수요 위축 등 적신호가 잇따르면서 생산·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경영 전략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대만 10대 반도체 기업의 총 매출액은 3001억뉴타이완달러(약 13조1803억원)로 집계됐다. 직전 달 총 매출액인 3149억뉴타이완달러(약 13조8272억원)와 비교해 5% 가량 줄어든 규모다.

기업별로 보면 10곳 가운데 6곳의 매출이 줄었고, 1~4위 기업(TSMC·미디어텍·UMC·리얼텍) 중 3곳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세계 4위 D램 업체인 난야의 매출이 26% 가량 줄어든 점도 눈에 띄었다. IC인사이츠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시장 침체 전망을 확인해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앞서 제기돼온 하반기 시장 침체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월별 매출 감소가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매 분기 마지막 달(3·6·9·12월) 반도체 회사 월별 매출이 증가해왔다"고 말했다. 2분기 마지막 달인 6월에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시장 업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가격 하락세가 급격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값이 10%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0일 3분기 D램 가격이 하락세를 최대 8%로 점쳤는데 불과 2주 만에 조정한 것이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도 최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이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밝힐 경영전략에 담길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 시장 침체에 대응해 생산·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지 주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당초 세웠던 계획을 수정하는 기업들이 최근 하나 둘 나타나는 모양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인 대만 TSMC가 최근 생산 설비 신설 계획을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남부 타이난 남부과학단지 내 두 개 공장에 설치하기로 했던 3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생산시설 대신에 5나노미터 시설을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30일 3분기(3~5월) 실적발표에서 향후 수 분기에 걸쳐 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8월로 끝나는 회계연도 4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전분기 대비 17%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며 제시한 조치다. 이날 마이크론은 설비 투자 시기를 늦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5월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이에 따른 영향은 3분기 시장 전망부터 온전히 반영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양사가 보는 전망과 경영 전략은 국내외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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