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외면받던 美·中 바이오ETF, 'R의 공포'에 급반등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7.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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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 미국S&P바이오(합성) ETF, 수익률 24.99%…경기방어주 주목

금리상승기 외면받던 美·中 바이오ETF, 'R의 공포'에 급반등


금리상승기에 외면받았던 바이오와 헬스케어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들이 최근 한달 새 반등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바이오 업체들에 투자하는 ETF들은 20% 이상 상승세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방어력이 높은 바이오주들이 다시 주목받은 덕분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미국S&P바이오(합성) ETF'의 지난 8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은 24.99%를 기록했다. 국내 상장한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수익률 2위는 23.59%를 기록한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SOLACTIVE ETF'가 차지했다. 'TIGER 미국나스닥바이오 ETF'와 'TIGER S&P글로벌헬스케어(합성) ETF'도 각각 1개월 수익률 14.52%와 3.68%를 기록했다.



금리인상 여파로 올들어 한 때 30% 이상 하락하던 바이오 ETF들이 최근 반등한 것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경기방어주에 눈을 돌렸고, 저가매수를 노리며 바이오ETF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은 필수소비재로 수요가 견조하고, 원가에서 원재료의 비중이 낮다"며 "경기 방어 관점에서 제약·바이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의 M&A(인수·합병)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관련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 바이오 기업들은 M&A 하면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의 M&A가 둔화됐고, 이로 인해 성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부터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이 암 전문 바이오 업체인 시젠(Seagen)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왔고, 미국 중소형 바이오업체들의 M&A 논의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M&A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숏커버(상환매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바이오가 경기침체에서 자유로운 업종이라는 점과 시장 금리가 단기 하락했다는 점도 나스닥 바이오 업종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추가적인 M&A가 미국 바이오ETF의 반등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미국 바이오업체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낮아져있는 만큼 시장 내 시각은 여전히 KODEX 미국S&P바이오(합성) ETF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바이오 업체들의 경우 걸림돌이었던 미국 정부 제재 문제가 완화되면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2월 미국 상무부는 대표적인 중국 바이오 기업인 우시 앱택과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미검증 리스트(Unverified list, UVL)'에 포함시켰다. 미검증 리스트에 포함되면 보다 엄격한 미국의 수출 통제를 받아야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최근 중국 바이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 상무부가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공장을 검사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UVL에서 삭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바이오 ETF들 역시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TIGER KRX바이오K-뉴딜 ETF'의 1개월 수익률은 8.25%를 기록했다. 'ARIRANG KRX300헬스케어 ETF', 'TIGER 200 헬스케어 ETF', 'KBSTAR 헬스케어 ETF'의 수익률은 각각 3.77%, 2%, 1.73%다.

박재경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바이오주의 방향성 전환을 기대한다"며 "주요 제약 업체들의 실적이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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