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 진짜 꺾였나? 美 화물 운임 2년 만의 '역전 현상'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7.1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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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현물 운임 장기계약 운임보다 싸져,
경기둔화 우려 속 수요 감소로 인한 하락…
운송업체들 "팬데믹 전보다 여전히 높아"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나타난 수급 불균형에 지난 2년간 치솟았던 미국 화물 운송비용이 하락하고 있다. 팬데믹발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으로 촉발됐던 가파른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둔화했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운송인력·재고 부족으로 높은 가격에서 체결됐던 장기 화물 운송 계약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화물 운송비용은 앞서 수요가 늘고 운송인력은 부족하자 크게 뛰었다. 하지만 최근 가파른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과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강화로 수요가 줄면서 컨테이너 현물 운임이 추락하기 시작했고, 일부 업체들은 기존의 계약을 파기하고 운송비를 낮춰 재협상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화물 마켓플레이스인 DAT솔루션에 따르면 미 트럭 현물 운임은 올해 상반기에만 22% 하락했으며, 5월에는 2년 만에 처음으로 현물 운임이 장기 계약 운임보다 싸졌다.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물트럭의 유형인 드라이밴의 6월 현물 운임 비용은 마일(1.6km)당 2.76달러로, 평균 장기 계약 요금(마일당 2.93달러)보다 17센트가 낮았다.



미국 대형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몇 달 전 체결한 해상 계약 요금을 (최근 하락세에 맞춰) 15~20% 낮췄다"며 연말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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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 전문가들은 "해상·트럭 등 운송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요인이 (운송) 요금을 낮추고 있지만, 수요 감소가 최대 요인"이라며 "현물 시장에서 먼저 나타난 하락세는 향후 장기 계약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물 운송비용 감소는 팬데믹 후 2년간 고물가에 시달렸던 제조·소매업체가 반길 희소식이다. 또 화물 운송 분야의 물가상승 기여도도 낮아짐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 및 경제 분석가들은 40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물가상승률의 주요 원인이 팬데믹발 공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따른 운송·식품 가격 상승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화주들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많은 수준의 운임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화물운송 가격 서비스업체인 프레이토스(Freightos)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중국에서 출발하는 미국 서부 해안행 해상 현물 운임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7월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이와 관련 DAT솔루션의 크리스 캐플리스는 유가 하락 없이는 화물 운송 분야의 인플레이션 둔화를 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캐플리스는 "현물 운임이 내려감에 따라 올해 (장기)계약 운임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디젤(경유)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한 화주들은 (운임 하락의)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운임은 내려가고 있지만, 운송업체에 대한 유류할증료로 요금 인하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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