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H가 뭐길래"…한미약품 신약 가치 더 뛴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7.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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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가 뭐길래"…한미약품 신약 가치 더 뛴다


한미약품 (325,500원 ▲3,500 +1.09%) 신약 가치의 추가적 도약 여부가 올해 하반기 결정된다. 아직 미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된 사례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개발 성공 여부를 중간 점검할 글로벌 임상 결과가 오는 10월을 기점으로 도출돼서다. 성공적 2상 결과가 확인되면 한미약품의 신약은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NASH 치료제 시장을 목표로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한미약품 신약 잠재 가치가 도약하는 셈이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해 미국 MSD로 기술수출한 NASH 치료신약 후보물질 '듀얼아고니스트'의 임상 2a상(전기 임상 2상) 결과가 올해 10월 말 도출될 예정이다. 2021년 8월 13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해당 임상은 한국과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등 17개국 69개 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또 다른 NASH 치료신약 '트리플아고니스트'의 임상 2상 예상 종료 시점은 2024년 11월이다. 그 전에 해당 임상의 1차 완료 후 중간결과는 오는 9월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17명을 대상으로 2020년 7월 시작한 해당 임상은 미국과 한국 등 49개 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기술수출 없이 한미약품 자체 개발 중이다.

듀얼아고니스트는 체중 감량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GLP-1과 체내 지방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에 이중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체중을 줄여 지방간의 진행을 막거나 상태를 진전시킨다. 트리플아고니스트는 GLP-1과 글루카곤은 물론 또 다른 호르몬 GIP에도 작용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GIP는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자극 펩타이드로 GLP-1과 비슷하게 식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는 NASH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기전(작용방식)으로 기대된다. N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 악화 정도에 따라 간경화·간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간암까지 유발한다. NASH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어렵다. 생활 습관의 개선에 의한 체중 감소와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합병증의 치료가 NASH를 치료하기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방법이다.

인도 제약사 자이두스 카딜라가 당뇨병 치료에 1차적으로 사용되는 '사로글리타자'를 인도에서 NASH 치료제로 세계 첫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신약판도를 좌우할 시장에서 승인된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한미약품의 두 신약 임상 2상이 올해 하반기 긍정적 결과를 내 최종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일 경우 한미약품 신약 가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약 2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이미 NASH 신약 임상 3상에 도전한 글로벌 제약사들도 고배를 마실 정도로 개발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2019~2020년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프랑스 젠핏이 모두 개발 과정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임상 3상을 중단한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도 지난 6 월 유럽 간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자사가 개발중인 신약이 임상 2상에서 제한적 효과를 냈다는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NASH의 발병에 미치는 요인들이 워낙 다양해 단독 요법으로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제약사들의 개발 투자는 계속되고 있으며 듀얼아고니스트 임상 2a상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의 R&D 파이프라인 가치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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