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해 미국 MSD로 기술수출한 NASH 치료신약 후보물질 '듀얼아고니스트'의 임상 2a상(전기 임상 2상) 결과가 올해 10월 말 도출될 예정이다. 2021년 8월 13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해당 임상은 한국과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등 17개국 69개 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듀얼아고니스트는 체중 감량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GLP-1과 체내 지방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에 이중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체중을 줄여 지방간의 진행을 막거나 상태를 진전시킨다. 트리플아고니스트는 GLP-1과 글루카곤은 물론 또 다른 호르몬 GIP에도 작용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GIP는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자극 펩타이드로 GLP-1과 비슷하게 식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인도 제약사 자이두스 카딜라가 당뇨병 치료에 1차적으로 사용되는 '사로글리타자'를 인도에서 NASH 치료제로 세계 첫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신약판도를 좌우할 시장에서 승인된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한미약품의 두 신약 임상 2상이 올해 하반기 긍정적 결과를 내 최종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일 경우 한미약품 신약 가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약 2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이미 NASH 신약 임상 3상에 도전한 글로벌 제약사들도 고배를 마실 정도로 개발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2019~2020년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프랑스 젠핏이 모두 개발 과정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임상 3상을 중단한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도 지난 6 월 유럽 간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자사가 개발중인 신약이 임상 2상에서 제한적 효과를 냈다는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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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NASH의 발병에 미치는 요인들이 워낙 다양해 단독 요법으로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제약사들의 개발 투자는 계속되고 있으며 듀얼아고니스트 임상 2a상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의 R&D 파이프라인 가치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