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캠핑장으로 인구감소 막는다고?..지자체 투자계획 보니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2022.07.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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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개 인구감소지역에 관심지역 18개 추가..인구감소 대응 투자계획에 산책로·캠핑장 개발 등 가장 많아

가평군 자라섬 캠핑장/사진=뉴스1가평군 자라섬 캠핑장/사진=뉴스1


올해부터 인구 대책을 지원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이 배분된다. 하지만 예상보다 기금 배분 대상이 대폭 늘어난데다 해당 지자체들이 산책로나 캠핑장 개발 등을 주요 인구감소 대응 투자계획으로 제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총 122개 지자체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받기 위한 투자계획서를 제출했다. 당초 행안부가 선정한 89개 인구감소지역도 지나치게 많아 기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여기에 관심지역과 광역지자체가 추가되면서 대상이 더 확대된 것이다.



관심지역은 인구감소지역을 제외한 시·군·구 가운데 인구감소지수가 높은 순서대로 인구감소지역 규모의 20% 내외에 포함되는 지역을 말한다. 이렇게 추가된 18개 관심지역엔 경기 포천시와 동두천시를 비롯해 부산 금정구와 중구, 영도구, 인천 동구와 광주 동구, 대전 대덕구와 동구, 중구 등 광역시에 있는 기초지자체가 대거 포함됐다. 여기에 서울시와 세종시를 제외한 15개 시·도에도 지방소멸대응기금 일부가 배분된다.

문제는 예산이 올해 7500억원, 내년 1조원으로 제한적이라는데 있다. 행안부는 인구감소지역의 경우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을 기준으로 평균 80억원, 관심지역 평균 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산으로 실제 의미있는 사업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만 하더라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강화군과 옹진군, 관심지역인 동구가 올해와 내년에 합친 투자계획이 55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인구감소지역과 관심지역 지자체들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투자하겠다는 사업을 보면 인구감소 대책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122개 지자체가 올해 기금을 받을 경우 투자하겠다고 제출한 전체 사업건수 811건 가운데 문화·관광분야가 226개로 가장 많았다. 문화·관광분야 사업 각 내용을 살펴보면 산책로나 캠핑장 개발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정부 안팎에선 지방소멸이나 인구감소 대책으로 보기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은 당장 어떤 효과를 내겠다기 보단 인구감소가 심각한 지역들의 마중물 자금 역할로 봐달라"며 "산책로나 캠핑장 개발 등은 정주인구가 아닌 생활인구 등을 고려한 투자 계획으로 보이는데 평가 결과에 따라 사업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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