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리보세라닙, 기술수출 없다… 끝까지 직접 개발"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7.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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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 기술수출 없다… 끝까지 직접 개발"


HLB (108,500원 ▲1,800 +1.69%)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신약개발 중간단계에서의 기술수출 없이 상용화까지 직접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라이선스 아웃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직접 신약 개발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LB는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직접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간암 1차 치료와 선양낭성암(침샘암) 등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약효와 낮은 부작용을 입증해 성공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이 국내 바이오 기업에는 최적의 대안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소규모 바이오텍에게는 대규모 임상을 진행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9년 8조 5000억원 수준이던 기술수출 규모는 2020년 10조 1000억원, 2021년 13조 4000억원 규모로 매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술수출 분야도 표적항암제,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보톨리눔톡신을 비롯해 각종 희귀 질환까지 저변이 확대됐다. 국내 후보물질의 첫 해외 기술수출이 2009년(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에야 이뤄진 걸 감안하면 짧은 시간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한국 바이오 기업이 R&D(연구개발) 하청 기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HLB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신약 상업화에 직접 도전해 국내 바이오 생태계 전환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LB 관계자는 "아직 항암제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이 직접 임상을 완주하고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국내 기업 중 글로벌 제약업체가 없는 현실에서 리보세라닙의 직접 개발을 완료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리보세라닙은 최근 글로벌 임상에 좋은 결과를 보여 NDA(신약승인신청) 단계에 진입해 있다. 리보세라닙은 암세포가 성장을 위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 신생혈관을 차단하는 기전(VEGFR-2 차단)이다. 암세포를 '굶어 죽게'하는 원리다.

가장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한 간암 1차 치료제다. 최근 HLB는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전체 데이터는 오는 9월 열리는 ESMO(유럽종양학회)에서 공개된다.

간암 1차에서는 현재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이 유일한 면역항암 치료로 승인받았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도 이와 비슷한 기전인데 9월 발표될 데이터에 따라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이 될 수 있다.

리보세라닙은 침샘암으로 알려진 선양낭성암 치료제로도 개발된다. 임상 2상에서 ORR(객관적 반응률)이 15%를 넘었고 약 80% 환자에게서 암의 성장이 억제된 게 확인됐다.

HLB는 FDA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절차를 이용해 2상 결과만으로 NDA를 신청할 계획이다. 선양낭성암은 방사선 치료와 수술 외에는 아직 표준치료제가 없어 리보세라닙이 해당 적응증으로 허가받으면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텍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신약 물질 개발 시 높은 금액의 기술수출에 목표를 둬 아직까지 자력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한 모델을 만들지 못했다"며 "자력으로 신약 개발 성공 시 천문학적 매출과 세계적 위상을 얻을 수 있어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도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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