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상선 및 SM그룹 계열사와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 특별관계인까지 포함하면 HMM 지분은 6.29%에 달한다. SM상선이 2025만1375주(4.0%)로 가장 많고, 대한상선(235만5221주·0.48%)과 SM하이플러스(203만8978주·0.42%) 등 순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개인적으로 381억원을 들여 HMM 주식 128만7300주를 사들였고, 우 회장의 장남 우기원 우방 전무도 HMM주식 5000주를 2억원에 매입했다. SM그룹과 특수관계인들이 HMM 주식 매입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SM그룹은 이같은 주식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와 해운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인수 목적 없이 이런 방식으로 주식을 매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 역시 "단순 투자라고 보기에는 최근의 HMM 주식 매입은 설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인수합병이 목적이어야 오너 일가의 사재까지 투입해 주식을 매입한 것이 설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SM그룹은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 왔다. 우 회장은 2005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로 시작해 2006년 경남모직, 2007년 남선알미늄, 2008년 티케이케미칼을 인수하며 기업 덩치를 키웠다. 해운업을 시작한 것도 M&A를 통해서였다. 2013년 업계 4위이던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발을 들였고, 2016년 벌크전용선사 삼선로직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사들이면서 현재의 SM상선이 탄생했다.
추가 자금 수조원...업계 "시간 더 걸릴 것"다만 업계에서는 SM상선이 HMM을 인수하려면 시간이 수년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HMM의 시가총액은 11조원이 넘는데, 단순하게 주식만 40~50%를 확보하려고 해도 5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2조6000억원의 전환사채 등을 포함시킨다면 금액은 더 늘어난다.
여기에 해운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전례없는 호황을 맞이하면서 HMM의 몸값마저 오른 상황이다. 올해 1분기 HMM은 매출 4조9186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SM그룹 전체 계열사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기준 4조2917억원에, 현금성 자산은 7022억원에 불과하다. SM그룹이 당장 HMM을 인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온 뒤에야 본격적인 인수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HMM의 실적이 급격히 좋아졌다"며 "물류 상황이 진정되면 이후 나오는 실적과 경쟁 환경에 따라 HMM의 몸값이 재평가되고 매각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