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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문가들은 각종 경제지표를 근거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를 부추긴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었고, 물가를 잡기 위한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에 전 세계가 조만간 경제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2년물과 10년물 금리역전은 향후 1~2년 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금융기관이 내놓은 경기침체 예상시기와 비슷하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보고서를 통해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발생 확률을 몇 달 전에 내놓은 0%에서 38%로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유가는 경제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에 급락하며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반납했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8.88달러(8.19%) 급락한 배럴당 99.55달러로, 4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쟁 이후 한때 WTI는 130달러를 넘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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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옥수수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지난 3월보다 하락했고, 면화와 목재 가격은 5월 초 이후 각각 33%, 31%가 빠졌다.
특히 가전제품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사용돼 세계 경제 흐름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닥터 코퍼' 구리의 가격은 19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6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톤(t)당 2.5% 하락한 7483달러로, 2020년 11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원자재투자업체 리노의 루이 나벨리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제 상품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물가지표 중 하나인 개인소비지출(PCE) 지표에서 근원 PCE 물가의 상승세가 둔화했다는 것도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뒷받침한다. 가격 등락폭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해 2월(5.3%)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폭 둔화를 기록하고, 월가 전망치(4.8%)도 밑돌았다.
다만 일각에선 현재 물가상승의 최대 요인인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문제가 길어질 수 있다며 이를 제외한 근원 물가로 인플레이션 정점 여부를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인플레이션 정점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 둔화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소매업체의 재고 급증을 근거로 인플레이션 둔화를 주장했던 마이클 버리 사이온자산운용 창업자는 "중국과 대만의 갈등,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장기 인플레이션의 하단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기존의 입장을 바꿔 '고물가 장기화'를 점쳤다.
이날 유럽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5% 급등한 메가와트시(㎿h)당 175유로로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과는 반대 움직임이다. 러시아가 가스관 공급 중단이라는 보복 조치를 예고한 데다 대형 공급국인 노르웨이의 가스전 파업 악재가 겹쳤기 때문인데, 지정학적인 위기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길게 끌고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날 유로화 달러 대비 환율은 장중 유로당 1.0281달러로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그만큼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