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퇴근길 잡아라...패션·뷰티 플랫폼 '라방' 각축전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07.09 12:00
글자크기
/CJ올리브영/CJ올리브영


패션뷰티 버티컬 플랫폼들이 자체 라이브커머스(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상품의 사이즈, 촉감 등을 상세하게 전달해 온라인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형 브랜드 입장에서도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주요 창구가 되는 까닭에 이같은 흐름에 힘을 보태는 상황이다.

10일 통계청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전체 이커머스 시장 대비 미미한 수준이지만 2025년까지 29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이커머스 시장내 침투율은 10.9%까지 늘나게 된다.



패션뷰티 버티컬 플랫폼들도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대형 홈쇼핑이나 종합 온라인몰에 비하면 평균 시청자수가 많지 않지만 버티컬 플랫폼의 특성상 관련 상품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을 응집시켜 잠재적 구매자를 키우는 데 효과적이란 평가된다.

패션뷰티 버티컬 플랫폼들의 방송 시간은 주로 퇴근길인 주중 저녁 7~8시다. CJ올리브영은 자체 모바일 생방송인 '올영라이브'를 월~금요일 매일 저녁 8시에 방송한다. 기존 주 3회로 진행됐지만 이달부터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주 5회로 편성을 늘렸다. 공동구매 콘셉트의 '모이공(0)싸다구(9)', 밸런스 게임을 모티프로 한 '겟잎(GET IF)논쟁'이 대표적인 콘텐츠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달 2일부터 8일까지 '올영세일' 기간동안 누적 16만명의 방송 시청자가 몰렸다"며 "매일 라이브 방송에 접속한 시청자 수는 4000여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W컨셉도 지난해에는 자체 앱에서 라이브커머스를 한 달에 2번 진행했지만 올해 들어 주 1회(수요일 오후 8시)로 확대했다. 진행자로는 주로 모델을 섭외해 제품을 착장한 모습과 옷 태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라이브커머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화요일이나 금요일에 추가 편성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도 21일에는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보카바카를, 24일에는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 가방전을 진행했다. W컨셉은 또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신진 브랜드를 위주로 '브랜드 사담'이라는 라이브커머스를 한다. 브랜드를 개발한 디자이너가 출연해 개발 배경, 과정 등을 설명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채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패션몰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 몰로 자리잡고 있는 LF몰의 경우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활용하는 타입이다. 의류, 가방은 물론이고 그릇, 시계, 골드바까지 다양한 상품을 소개한다. 대체로 럭셔리 제품은 오전 11시, 키즈, 화장품은 오후 2시, 생활용품이나 대중브랜드는 오후 7시로 편성한다. 주말에는 방송을 하지 않는다. 판매보다는 예능 성격의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LF몰은 지난 1월 각계 대표 리더를 초청해 성공 스토리와 가치관, 선호하는 브랜드를 듣는 '리더스 패션'을, 4월에는 패션 유튜버 '옆집언니 최실장'과 함께 체형별 코디법 등을 라이브로 진행했다.

한 패션기업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목표 뷰수가 달라서 획일화할 수는 없지만 버티컬 플랫폼의 경우 대체로 2만~3만뷰를 달성할 경우 성공한 콘텐츠로 보고, 10만을 넘기면 흥행했다고 평가한다"며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판매수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을 얼마나 오래 플랫폼에 체류시키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