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하면 주문 줄이고 사고땐 자동 구조요청…배달라이더 돕는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2.07.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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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별따러가자 모션센서 기술로 이륜차 운행 관리

편집자주 '테크업팩토리'는 스타트업과 투자업계에서 가장 '핫'한 미래유망기술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산업의 지형을 바꿀 미래유망기술의 연구개발 동향과 상용화 시점, 성장 가능성 등을 짚어봅니다.

/사진제공=뉴시스/사진제공=뉴시스


TV나 라디오, 온라인 뉴스 포털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배달라이더(이하 배달원)들의 사고 소식을 접한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이후 크게 늘어난 배달 주문건수에 1분 1초가 아까운 배달원들은 위험한 곡예운전을 계속한다. 이륜차 특성상 큰 사고로 이어지기 부지기수다.

도로교통공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0~2021년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는 4만1856건이다. 직전 2개년도(2018~2019년) 때보다 8.7% 늘었다. 같은 기간 이륜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984명이다. 최소 하루 한명은 이륜차 위에서 목숨을 잃은 셈이다.



2019년 34만9000명, 2020년 39만명, 2021년 42만8000명, 매년 배달원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사고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다. 정부는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정부의 단속으로도 어려운 배달원의 안전운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별따러가자', '더테크니끄' 등 스타트업들은 기술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다.



나도 몰랐던 난폭운전…VR 모션센서로 잡는다
이륜차에 장착한 별따러가자의 모센션서 /사진제공=별따러가자이륜차에 장착한 별따러가자의 모센션서 /사진제공=별따러가자
배달원의 안전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별따러가자다. 이 회사는 이륜차에 창작된 모션센서를 통해 배달원의 운전습관을 추적한다. 얼마나 자주 급가속 혹은 급감속을 하는지, 주행 중 인도에 올라가진 않았는지, 위험하게 방향을 틀진 않았는지를 분석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별따라가자의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한다. AI가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리포트가 작성되면, 배달원은 자신의 운전습관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남궁진성 전국배달라이더협회 안산단원지부 회장 "그동안 난폭운전을 하는 배달원을 적발해도 객관적인 수치가 없으니 잡아떼기 일쑤였다"며 "그러나 별따라가자와의 협업으로 얼마나 가속을 하고, 급정거를 하는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안전 재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수집된 배달원들의 운전습관 데이터는 배달원 플랫폼에서 상벌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난폭운전을 하는 배달원에게 시간당 배달 배정건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남궁 회장은 "이렇게만 해도 배달원들의 운전습관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륜차 운행정보 추적 기술의 핵심은 정보를 얼마나 세밀하게 수집할 수 있느냐다. 이륜차는 일반 자동차와 달리 움직임이 크다. 핸들을 불과 2~3㎝만 돌려도 방향은 크게 꺾인다. 별따러가자는 VR(가상현실) 기기에 탑재된 '모션센서'를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모션센서는 사람의 손가락 하나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한 추적이 가능하다. 이륜차의 현재 자세, 경로, 속도, 움직임을 정밀하게 파악한다. 위성항법시스템(GPS)만으로는 알 수 없는 좁은 골목길이나 인도 주행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륜차 사고 '골든타임' 잡아주는 e-Call 시스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게 빠른 구조활동이다. 그러나 통상 1인승인 이륜차 특성상 사고가 나도 신고가 쉽지 않다. 또 배달이 몰린 밤 늦은 시간 주로 운전하기 때문에 목격자가 없는 경우도 많다. 혼자 사고가 나 의식까지 잃는다면 그대로 방치돼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은 일찌감치 이륜차에 'e-Call'(긴급구난체계, 이하 이콜) 시스템을 의무화했다. 이콜이란 인적이 드문 지역이나 새벽 시간 사고로 의식을 잃어 신고를 할 수 없을 때 이륜차에 탑재된 센서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신고하는 시스템이다.



BMW 이륜차 사업부 BMW모토라드의 이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BMW 이륜차에 탑재되는 이콜 시스템은 충동 센서와 각도 센서가 사고를 3단계로 인식한다. 인식한 사고의 심각도가 크다고 판단되면 시스템이 알아서 119에 구급 요청을 한다. 운전자는 따로 조작할 필요가 없다.

한국도 이콜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ETRI 관계자는 "이콜 서비스 도입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는 2~3%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400억~600억원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도 감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별따러가자도 운전습관 추적 기술을 활용해 이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별따러가자 관계자는 "인적이 드문 지방 지역 이륜차 운전자들을 위한 이콜 시스템 구축을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와 논의 중"이라며 "연내 실증사업(PoC)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비 보다가 꽝…추돌사고 잡는 AR 스마트 헬멧

과속하면 주문 줄이고 사고땐 자동 구조요청…배달라이더 돕는다
내비게이션은 배달원의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이륜차 배달원들은 운전 중 손을 쓰기 어렵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에 의존한다. 그러나 음성 안내만으로는 정확하지 않아 스마트폰을 운전대에 거치하고 눈으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도로 상황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고 위험도 크다. 운전대에 거치된 내비게이션으로 잠깐 눈을 돌렸다가 앞차와 추돌하는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다테크니끄가 개발 중인 'AR(증강현실) 스마트 헬멧'은 이같은 사고 위험에서 자유롭다. 헬멧 속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비친 내비게이션 안내 표시만 따라가면 된다.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다테크니끄는 AR 스마트 헬멧을 위한 별도의 내비게이션 시스템까지 만들었다. 이륜차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으로 헬멧 속에서도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임형빈 다테크니끄 대표는 "오토바이 주행 중 스마트폰 정보와의 연결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증가하면서 블루투스 헤드셋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다테크니끄의 유니크한 연결 기술과 AR 스마트 헬멧으로 차세대 스마트 이륜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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