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단행되며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이 한 달 새 94억달러나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천382억8천만달러로 전월 말(4천477억1천만달러)보다 94억3천만달러 감소했다. 2022.7.5/뉴스1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2원 오른 1300.2원에 마감했다. 이날 1296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상승폭을 키워 오후 한때 1301.2원을 터치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연말 3.0%까지 금리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3.5%로 예상되는 연준을 밑돌며 기준금리 역전을 일정 부분 용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일단 열어 놓고 상방위험 관리에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른바 고환율 수혜주의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오히려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 종목은 나날이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 달 사이 삼성전자는 -14%, SK하이닉스는 15% 급락했다.
자동차 업종 중에선 현대차가 -5%, 기아가 -6% 하락했다. 해운 업종인 대한해운과 HMM은 한 달 사이 -18%,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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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동시 발생하면서 경제성장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고환율, 원화 약세는 수출 경쟁력 개선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경상수지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급 악화가 환율 상승의 수혜를 압도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짙어지기 때문에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고환율 효과를 볼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대형 위기 사례로 미루어 보았을 때 1200~1300원대로 지속되는 고환율 효과에 따른 탑라인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고환율 효과 수혜주를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난 상황 속에서 수출 단가를 인하하지 않고 가격 전가를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운송장비, 기계 장비, 전기 전자 등 수출 대형 제조업체에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이익 증가로 연결될 거란 기대가 있기 때문에 수익률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시 하드웨어, 통신, 음식료, 자동차 등이 좋다"며 "결국 환율과 실적을 연결하려면 업종과 기업을 각각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