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가 개발한 '4세대 암호기술'에 210억 뭉칫돈 몰렸다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07.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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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희 크립토랩 대표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사진=크립토랩천정희 크립토랩 대표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사진=크립토랩


암호기술 전문기업 크립토랩이 21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스톤브릿지벤처스 주도로 알토스벤처스, 키움인베스트먼트 등 국내외 벤처캐피탈이 참여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 쏠리드, 에스제이투자파트너스 등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한 후 10개월 만이다.

크립토랩은 2017년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가 설립한 동형암호(同形暗號·HE) 기술 스타트업이다. 동형암호는 개인정보 등 민감정보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분석하는 4세대 암호기술로 암호화된 상태에서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어, 기존 암호기술과 달리 데이터가 유출되더라도 식별할 수 없다.



크립토랩은 4세대 암호기술로 평가받는 동형암호에 대한 원천기술과 솔루션 '혜안(HEaaN)'을 개발했다. 동형암호의 단점인 계산 시 데이터 연산 속도 저하를 수학적으로 해결한 것이 강점이다. 수학이론 자체를 상업기술로 만든 사례로, 서울대 산업수학센터에서 인큐베이팅한 첫 스타트업이다.
서울대 교수가 개발한 '4세대 암호기술'에 210억 뭉칫돈 몰렸다
산업계에서는 이미 크립토랩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 2020년 국민연금공단,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동형암호 상용화 사례를 만들었고 LG유플러스, 삼성전자, 네이버클라우드 등과도 암호기술 관련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IBM과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투자업계도 크립토랩의 기술력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최동열 스톤브릿지벤처스 파트너는 "데이터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데이터를 원천보호할 수 있는 동형암호의 활용범위도 넓어지고 있다"며 "천정희 서울대 교수와 크립토랩은 동형암호 세계 표준을 주도하고 있으며 상용화에도 진입해 가까운 시일 내에 사업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도 "의료, 금융 등에서 쌓인 방대한 데이터를 정보유출 없이 분석할 수 있는 암호기술에 대한 글로벌 표준에 관심이 고조된 상태"라며 "천정희 교수와 크립토랩 구성원들은 세계적인 석학으로 손꼽히면서 기술을 소프트웨어로 실현해 나가는 창업자 면모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천정희 크립토랩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오픈소스인 마이크로소프트 'SEAL' 대비 90배 강력한 동형암호와 동형수학 라이브러리를 고도화해 기술 수준을 '초격차' 수준으로 벌려놓을 것"이라며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해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 의료, 마케팅 분야 개인화 인공지능(Private AI)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가 개발한 '4세대 암호기술'에 210억 뭉칫돈 몰렸다
한편, 크립토랩은 오는 6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자연어처리(NLP) 학회 'NAACL 2022'에서 황승원 서울대학교 연구팀과의 공동연구한 '동형암호를 통한 BERT 임베딩 시 개인정보 보호 텍스트 분류' 논문을 발표한다. NAACL은 ACL, EMNLP와 더불어 AI분야 세계 3대 자연어 처리(NLP)학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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