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BBIG'이 어쩌다…펀드명서 빠지고 수익률 -61%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7.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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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특수를 누린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관련주가 올들어 맥을 못춘다. 관련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상반기 하락률 상위 목록에 포진했고 펀드명에서 'BBIG'을 뺀 사례도 나왔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 (1,973원 ▼102 -4.92%)' ETF는 지난 상반기 -61.33%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전쟁 여파로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를 제외하면 하락폭이 가장 크다.



이 ETF가 추종하는 KRX BBIG K-뉴딜지수는 국내 대표 성장주 관련 지수다. 2차전지,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흔히 'BBIG'이라 불리는 업종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BBIG 업종은 코로나19 기간 중 호황을 누렸다. 비대면 업무와 활동이 활성화하자 비대면 기반인 인터넷과 게임 업종에 호재로 작용했다. 낮은 금리도 성장을 견인했다. 유동성 장세에 투자 자금이 성장주로 몰리면서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 각국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회수되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부담에 고강도 금리 인상이 단행됐다. 금리 인상은 기업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에 직격타다.

BBIG 업종에 속한 개별 종목으로 보면 카카오 (47,400원 ▼700 -1.46%)가 연초 들어 6월 말까지 37.87% 하락했고 NAVER (182,700원 ▼1,000 -0.54%)도 36.59% 빠졌다. 크래프톤 (225,500원 ▼14,500 -6.04%)(-52.39%), 엔씨소프트 (172,500원 ▼1,100 -0.63%)(-45.65%), 넷마블 (53,100원 ▼3,800 -6.68%)(-44.88%) 등 국내 대표적인 게임주도 일제히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바이오주 중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57,500원 ▼800 -1.37%)가 55.33% 하락했다.

이에 상반기 하락률이 높은 ETF 목록에는 BBIG 관련 종목이 포진됐다. 'KODEX 게임산업 (6,265원 ▼180 -2.79%)'(-52.04%), 'TIGER K게임 (7,075원 ▼130 -1.80%)'(-51.62%), 'TIGER 200IT레버리지 (40,280원 ▼2,425 -5.68%)'(-51.12%), 'KBSTAR 게임테마 (8,385원 ▼150 -1.76%)'(-50.94%), 'HANARO Fn K-게임 (3,825원 ▼110 -2.80%)'(-50.62%), 'TIGER KRX인터넷K-뉴딜 (3,660원 ▼5 -0.14%)'(-50.25%) 등 50% 넘게 하락한 종목만 7개다.


BBIG 인기가 사그라들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ETF 이름에서 'BBIG'을 뺐다. 기초지수는 'BBIG K-뉴딜 지수'로 같지만 ETF명은 기존 'TIMEFOLIO BBIG액티브'에서 'TIMEFOLIO 이노베이션액티브'로 바꿨다. 이후에도 BBIG 관련 종목에 투자할 예정이지만 섹터 내 모멘텀이 좋은 종목을 선별해 추가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증권가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성장주 투자 환경은 당분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BBIG 업종 중에서도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전지주는 향후 수요가 가시적인 상황"이라며 "긴축에 따른 할인율을 상쇄할 수 있는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운송 수단의 전동화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만큼 2차전지의 성장 가능성이 돋보인다는 진단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현재 8% 수준인 전기차 침투율은 오는 2025년 20%를 웃돌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가장 큰 미국 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현재 11% 수준"이라며 "확정된 투자 내역을 비롯해 픽업트럭 등 다수의 전기차 출시가 기대되므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향후 80%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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