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증권사 애널리스트만나 70분간 '질문'…"공매도 규제 완화는요?"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정혜윤 기자, 홍순빈 기자 2022.07.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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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황병진 애널리스트, KB증권 장문준 애널리스트, 삼성증권 윤석모 리서치센터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제이피모간체이스 박석길 이코노미스트, 소시에테제네랄 오석태 이코노미스트  /사진=금융감독원NH투자증권 황병진 애널리스트, KB증권 장문준 애널리스트, 삼성증권 윤석모 리서치센터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제이피모간체이스 박석길 이코노미스트, 소시에테제네랄 오석태 이코노미스트 /사진=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시장 분석가들의 판단을 참고해 감독기관이 할 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차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 증권사 참석자)



"원자재와 부동산 섹터 전문가가 배석한 것으로 보아 하반기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 여부를 가늠하려 한 것으로 여겨진다"(B 증권사 참석자)

"외국계 증권사의 동향을 체크하면서 하반기 증시 수급상황과 유동성 대응책 강도를 가늠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C 증권사 참석자)



1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주재 조찬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시장 전문가들 금융시장 상황과 대응방안을 1시간 15분 가량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금리상승 등이 우리 경제·금융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 , 오석태 SG증권 이코노미스트,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 ,박석길 JP모간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 장문준 KB증권 연구원 등이 함께 했다.

이복현 원장의 질문·질문·질문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원장의 주된 질문은 올 상반기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사이클에 따른 시장 방향성과 개인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 등에 집중됐다.


A증권사 참석자는 "상반기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하반기 기업의 '어닝 쇼크'로 이어질지 여부, 이에따른 증시 추가 하락 리스크 등을 (이 원장이)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하반기 실적 전망을 이미 한단계 하락세로 기울여놓은 상태이보니 시장의 우려가 하락장세를 더 끌어내릴 수도 있는지 묻기도 했다"고 밝혔다.

B 증권사 참석자는 "정교한 시장 시뮬레이션을 확인한다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듣고 금융당국이 감독·검사해야 할 부분이 어디일지 아이디어를 모으는 자리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반기 유가나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시장전망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C증권사 참석자는 "부동산의 경우 금융기관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많이 늘어난 편인데 특히 지방의 일부 사업장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있지만 과거 금융위기만큼의 부담은 아니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별 프로젝트나 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건 맞지만 전체 시스템을 흔들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상황을 말씀드렸고, (이 원장은) 주로 경청하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시장 규제 완화 제안 토론에 '공매도 규제완화' 제안에 "신중론"
이 원장이 '규제총량 축소' 라는 기치를 내건 만큼 이 자리에서 규제 완화에 대한 건의 사항도 오갔다.

B증권사 관계자는 "규제 관련 건의에 대해 대부분 공매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공매도 관련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른 전문가는 우리 주식시장이 앞으로 MSCI선진국 지수에 꾸준히 도전하기위해선 공매도 규제를 완화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며 "이 원장은 (금감원 차원에서) 공매도 규제 완화 관련 논의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고 의견을 청취중이라는 신중론을 펼쳤다"고 전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아울러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수요와 공급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여서 통화 긴축만으로 억제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팬데믹 극복과정에서 전세계적으로 부채가 증가했고 특히 우리나라도 민간(가계·기업) 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해 금리 상승이 경제 주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났다.

또 미·중 무역분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가 우리나라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주요 리스크로 △국제유가(인플레이션) △수출 △기업 실적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국가 신용도 대비 금리 경쟁력 및 유입자금 성격 등을 감안하면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해도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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