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억 다툼' 박수홍 "사망보험 알고 비참"…유재석 "착한 형" 응원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2.06.3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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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횡령, 명백함에도…의심이 죄 짓는 것 같았다"

/사진=MBC '실화탐사대'/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인 박수홍이 자신의 소속사 대표이자 친형인 A씨와 법적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 관해 처음으로 심경을 고백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박수홍이 출연해 친형과의 분쟁에 대해 설명했다.

박수홍은 "30년 넘게 방송을 했는데 이 자리가 제일 어려운 자리인 것 같다.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며 "형과 형수를 믿었고 가족을 사랑했기 때문에 (문제 발생 후) 처음에는 형님 측과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자 많이 시도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형이 약속한 때에 나타나지 않았고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수홍은 지난해 친형 A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박수홍 측에 따르면 소멸시효 조항으로 인해 10년 치로 추산한 횡령 금액 규모만 약 116억원에 달한다.



/사진=MBC '실화탐사대'/사진=MBC '실화탐사대'
박수홍 측은 이후 조사 과정에서 고가의 여성 의류, 박수홍 조카들의 학원비 등까지 모두 소속사 법인 비용으로 처리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박수홍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A씨가) 정말 알뜰하게 횡령했다. 생활필수품까지 전부 다 법인 카드로 사용했다"며 "박수홍의 통장을 받아 공인인증서, OTP, 인감도장, 신분증 등도 모두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친형의 명확한 횡령 증거에도 의심하지 못했던 이유를 묻자, 박수홍은 "의심한다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답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개그맨 손헌수와 박수홍의 전 매니저가 사주풀이를 통해 많은 결정을 내렸던 A씨의 모습을 증언했다. A씨가 "박수홍은 여자 운이 없다", "결혼시키면 수홍이가 죽는다" 등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또 여자를 만나려는 박수홍에게 칼을 들이대며 위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사진=MBC '실화탐사대'
아울러 박수홍은 고소를 진행하면서 친형의 권유로 가입했던 다수의 보험이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성 상품이 아니라, 사망 보장 성격에 많이 치중된 보험이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했다.

고액의 사망보험금이 설정된 보험 중 2개는 박수홍의 지분이 전혀 없는 친형의 법인 회사가 계약자였다. 이에 박수홍은 "제 목숨이 담보로 돼 있는데, 제가 법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정말 비참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박수홍은 가족과의 분쟁뿐만 아니라 자신과 아내를 둘러싼 루머와도 싸워야 했다. 한 악플러의 정체는 형수의 20년지기 친구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박수홍의 장인이 등장해 딸을 비롯한 가족들의 상처와 고통을 호소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사진=MBC '실화탐사대'
박수홍이 20년간 봉사한 보육원의 퇴소자들, 절친한 방송인 유재석이 응원을 보내왔다. 유재석은 "수홍이 형은 저와 1991년 KBS 대학개그제 동기이자 우정을 나눈 정말 친한 형"이라며 "지금도 착한 심성과 성품은 변하지 않았다. 정말 좋아하는 형인데 앞으로도 이런 마음 변치 않고 평생 의지하며 살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를 본 박수홍은 눈물을 터뜨렸고 "지켜봐 주신 분들이 힘 내라고, 수만명이 응원의 글을 올려주셨다"며 "잘 살지는 못했으나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그 글들을 읽으며 울면서 버텼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누군가 이겨내면 그 다음 피해자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말도 안 되는 거짓 속에서도 진실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작은 힘이나마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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