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하늘길 열리고 中 방역완화..韓카지노 여름 반등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07.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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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국경개방 호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 기대감↑…일각에선 무사증 등 여행교류 활성화 지원 강조

/사진=AFP/사진=AFP


코로나19(COVID-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속에서도 회복이 더딘 카지노 산업이 좀처럼 보릿고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업황이 반등될 수 있단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꽉 막혔던 한국과 일본 하늘길이 열린 데 이어 중국도 방역규제 완화에 나서며 카지노 시장 '큰 손'인 일본과 중화권 VIP가 돌아올 수 있단 관측에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화장품 등 일부 소비재와 여행·레저 업종에 화색이 돌고 있다. 해외 입국자의 격리 규정을 기존 최대 21일(집중격리 14일·자가격리 7일)에서 10일(집중격리 7일·자가격리 3일)로 완화하자 인적 교류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도 반짝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글로벌 카지노업계 증시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며 눈길을 끌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이날(지난달 2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04%(1.34달러) 상승한 34.51달러를 기록했고, 카지노호텔 체인 원리조트는 나스닥에서 3.15% 오른 59.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증권거래소 카지노 관련주인 원마카오와 샌즈차이나도 각각 13%, 12.5% 올랐다.
마카오에 있는 한 카지노 리조트 /사진=머니투데이DB마카오에 있는 한 카지노 리조트 /사진=머니투데이DB
국내 카지노업계에서도 중국 방역규제 완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해외 입국자 격리가 항공노선 부족과 함께 해외여행객 증가에 최대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최대 10일 간 격리는 남아있어 실질적인 관광 목적의 여행교류가 당장 되살아날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 방역 완화가 연내 중국 하늘길이 열릴 수 있단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산업은 국내 관광업종 중에서도 가장 회복 탄력성이 낮은 업종으로 꼽혀왔다. 외인 카지노업 특성상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 회복이 필수인데, 매출액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일본 정부가 유독 코로나19에 민감한 탓에 하늘길이 열릴 조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리오프닝으로 하나투어 (59,900원 ▲1,700 +2.92%) 등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이 연일 예약률 폭증 소식을 전하고, 호캉스족으로 특급호텔 객실과 뷔페, 연회장이 여행객으로 붐비는 와중에도 카지노 업체의 지난달 월간 매출액에 큰 변화가 없는 이유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사진=드림타워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사진=드림타워
한 번 게임하러 올 때마다 억 소리 나는 금액을 뿌리는 중·일 VIP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 지역 하늘길 봉쇄가 아쉬운게 사실이다. 실제 국내 대표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 (14,710원 ▼20 -0.14%)의 경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총 드롭액(고객이 칩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한 돈) 6조4530억원 중 중·일 VIP 드롭액이 3조9570억으로 60%에 달했다.

당장 롯데관광개발 (9,430원 ▼220 -2.28%)의 드림타워 카지노는 한-싱가포르 직항 노선 재개로 싱가포르 VIP 맞이하면서 6월 카지노 매출이 평월의 2배 이상인 7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일 VIP가 들어오면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하단 계산이 나온다. 매스(Mass·대중) 고객이나 국내 거주 교포고객의 국적도 사실상 중·일이 대다수를 차지한단 점에서 하늘길 개방은 숙원사업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카지노업계에선 일본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서 중국 시장의 호재가 겹치면서 반갑단 반응이다. 현재 주요 카지노업체들은 일본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주요 업체마다 일본시장 마케터를 전원 급파하며 VIP 모시기에 나섰는데, 최근 김포~하네다 노선이 2년 만에 재개되며 여름 휴가 성수기부터 일본 국적의 VIP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국제선 노선의 운항이 재개된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일본 입국객들에게 웰컴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서영충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국제선 노선의 운항이 재개된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일본 입국객들에게 웰컴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 실적회복을 낙관하기엔 아직 불안요소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부패'를 명목으로 카지노 때리기에 나선 중국 당국의 규제가 여전한 데다 일본도 자유롭게 VIP를 비롯해 카지노 고객이 오가기에 제대로 된 환경을 갖추지 못했단 점에서다. 일본의 경우 에이전트를 끼고도 관광비자를 발급 받는데 2~3주 가량이 소요돼 방한 여행수요가 즉각 연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안정될 수록 중국과 일본의 방역규제도 점차 완화되고 여행교류도 차츰 정상화되며 영업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속도감 있게 시장이 재개되고 카지노 여행수요가 실제 여행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코로나 이전처럼 무사증 허용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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