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부터 이런 단어들을 늘어놓은 건 이유가 있다. 내년부터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을 줘야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과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대기업들로 구성된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국경영자협회(경총)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톤은 보다 강하다.
이들에게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의 무게는 다르다. 대기업들은 인건비가 늘어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위협받는다'고 표현한다. 냉면 한 그릇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선 고물가 시대에 제대로 된 점심 한 끼도 사먹기 어려운 돈 이지만 누군가에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액수란 얘기다. 적절한 최저임금을 정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160원과 비교하면 인상폭은 고작 460원(5%)에 불과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보면 이해가 된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에서 5년 만에 28%가량 뛰었다. 박근혜 정부 초기 2013년 4860원과 비교하면 인상폭은 98%에 달한다. 더 거슬러 올라가 최저임금이 처음 도입된 1988년에는 시간당 462원이었다. 35년 동안 시간당 최저임금은 21배 가량 뛴 셈이다. 다른 물가와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사업주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