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전기차용 고성능소재 시장 영역 확 넓힌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2.06.30 10:37
글자크기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사진=현대제철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힌다. 독자적 강종 개발을 통해 국산 전기차의 성능 및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현대제철은 최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GPa(기가파스칼)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EV)과 신형 G90에 신규 강종을 공급중이다. 지난해부터 현대차에 초도 공급을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14만5000장을 공급한다. 전기차 약 3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1.8GPa(재료강도측정단위)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을 가볍게 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충돌 시 승객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시켰으며 부품 제작시 약 10%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핫스탬핑 공법은 가열로에서 강판을 섭씨 9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해 금형에 넣고 급속 냉각시켜 부품을 제작한다. 현대제철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는 가열로의 온도를 50℃이상 낮춘 특화 공법을 개발해 부품 생산에 적용했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자동차소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충남 예산에 22기와 울산에 2기의 핫스탬핑 설비라인을 구축했다. 두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5800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 1위, 세계 3위 생산 규모다.

현재 친환경 자동차에 적용되는 고강도 경량화 소재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배터리 무게와 전장부품의 비율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차량 무게가 증가하고 있어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차량 경량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강판을 적용한 전기차 컨셉 바디./사진=현대제철현대제철 강판을 적용한 전기차 컨셉 바디./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해 초엔 1.5GPa MS(Martensitic)강판 개발을 완료했다. 이는 기존 같은규격의 강판에 비해 평탄도와 내균열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전기차의 배터리 케이스 및 범퍼, 루프사이드 보강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유럽과 미국 철강사들이 독점했던 초고강도 냉연강판 시장에 현대제철도 진입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또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한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과 해당 제조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신기술인증(NET)도 받았다. 정부 R&D(연구개발)사업 신청 시 우대를 받게 되며, 핵심부품 국산화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이 기술은 현대차·기아와 공동개발했다. 현대제철이 합금성분 설계 및 제조 공정의 최적화를, 현대차·기아가 소재개발 기획과 시제품 제작을 맡았다. 기존 제품 대비 구동 소음을 줄여 주행정숙성이 높아졌다. 또 기어내구성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좋아졌다. 올해 출시되는 고성능 전기차 EV6 GT에 적용되며 이후 차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은 기존 강종 대비 열변형과 내구성이 뛰어나다"며 "감속기 소재가 되는 독자적인 강종을 개발해 신기술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고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