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건·해치백 무덤' 韓에 줄잇는 신차…이번엔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2.06.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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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사진제공=현대자동차.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완성차업계가 잇따라 왜건·해치백을 국내 출시하고 있다. '왜건·해치백의 무덤'으로 꼽히는 국내 시장에서 숱한 실패를 겪었음에도 성장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내달 7일부터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한다. 2019년 단종된 현대차 i40 이후 3년여 만의 국산 왜건이다.

DS오토모빌도 해치백 'DS4'에 대한 사전 계약을 지난 28일 시작했으며, 푸조는 해치백인 푸조 308 3세대를 내달 초 공식 출시한다. BMW코리아는 온라인 매장을 통해 이달 온라인 한정 에디션으로 해치백 'M135i xDrive 프리즘'을 출시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지난 1월 골프 8세대를 출시하는 등 국내에서 왜건·해치백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왜건·해치백의 무덤으로 꼽힌다. 왜건·해치백은 세단을 기반으로 하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장점인 적재공간을 늘리기 위해 트렁크 등 뒷좌석에 변화를 준 차종이다.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적재성을 갖췄지만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는 디자인 측면에서 '짐차' 등의 혹평을 받으며 외면 받았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전국 30~49세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차종으로 전체 응답자의 1.4%만 해치백·왜건을 택했다. 응답자의 71%가 SUV를 택했고, 24.6%가 세단을 골랐다.

실제 판매량도 저조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서 판매된 왜건은 978대에 그쳤다. 전부 수입차로, 국산 왜건은 명맥이 끊겨 국내 브랜드 판매량 '제로(0)'를 기록했다.


해치백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SUV 등 인기차급에 비해 열세인 건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국산·수입 브랜드 해치백 전체 판매량을 합쳐도 국내 브랜드 SUV 인기 1위 모델인 쏘렌토(2만7553대)를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판매량 저조에 단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 벨로스터의 경우 1~5월 판매량이 127대에 그쳤다.

당초 현대차도 국내 시장보다는 왜건·해치백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을 목표로 차량을 출시해왔다. G70 슈팅브레이크도 지난해 유럽에서 출시된 이후 1년여 만에 한국에 역수입된 사례다.

완성차업계는 국내 SUV 시장이 성장한만큼 왜건·해치백 등에 대한 수요가 올라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SUV 열풍이 불었다고 해도 사실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이랑 비교했을 때 세단 비중이 높았다"며 "지금은 거의 글로벌 선진 시장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RV(레저용 차량) 시장도 커졌고, 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차종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더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SUV는 차체 특징에 따라 세단에 비해 적재용량은 크지만 승차감이나 동력 성능은 부족하다. 그동안 승차감과 적재용량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매니아'들이 왜건·해치백을 선호해왔지만, RV 시장 확대와 함께 시장 확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가운데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왜건·해치백 등 비인기 차종의 출시가 브랜드 이미지에도 주는 긍정적인 영향도 고려 대상이다. 제네시스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맞춤형 자동차인 '비스포크'를 강조해왔는데, 슈팅브레이크 국내 출시도 왜건·해치백 등에 대한 수요를 총족시키기 위한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케이카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20.8%가 하반기 출시하는 내연기관 차량 중 가장 기대하는 모델로 G70 슈팅브레이크를 꼽았다.

다만 완성차업계의 끝없는 도전이 결실을 맺을 지는 미지수다. 1월 출시한 폭스바겐 골프 8세대의 경우 지난 5월까지 60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신차 효과 등을 감안해도 저조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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