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인플레 탓 美 공장 재검토···삼성SDI·SK온 "예정대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6.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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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LG에너지솔루션 1분기 IR 자료/표=LG에너지솔루션 1분기 IR 자료


LG에너지솔루션이 인플레이션 영향을 고려해 미국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 착공 재검토에 돌입한 가운데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인 삼성SDI와 SK온은 현 단계에서 계획대로 투자를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다만 미국 경기 상황은 예의주시중이다.



29일 LG에너지솔루션은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으로 투자 시점 및 규모, 내역 등에 대해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며 "단 아직까지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Queen Creek)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11GWh 규모의 신규 원통형 배터리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었다.



북미시장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독자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었다. 또한 이 공장이 건립될 경우 미시간에 이은 LG에너지솔루션의 2번째 단독공장이 될 예정이었다.

애리조나 신규공장은 올 2분기 착공을 시작해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였지만 아직까지 착공하지 않은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를 지속할지 여부는 약 1~2개월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고환율, 고물가 탓에 애리조나 공장 투자비가 2조원대 중반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배터리 제품 판매시 판매가격에 이를 반영할 수 있을지 등을 두고 고객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에서 병행중인 합작사 설립 등에 대해서는 투자 재검토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분기 말 실적발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북미 지역에서 2025년까지 215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45GWh,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3공장 총 135GWh, 미시간 단독공장 20GWh, 애리조나공장 15GWh(이상 2025년 기준)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재검토 소식에 삼성SDI, SK온 등 양사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기존에 발표한 투자 계획에 대한 수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최소 25억달러(약 3조1600억원)을 들여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市)에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JV)을 설립키로 했다.

JV는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연간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시작해 33GWh로 확장될 전망이다. 투자금 역시 31억달러(약 3조91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SK온은 약 3조원을 들여 조지아 1,2 단독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의 생산능력은 9.8GWh로 이미 양산을 진행중이고 2공장의 생산능력은 11.7GWh로 건립 마무리 단계로 내년 상업가동이 목표다.

이밖에 SK온은 지난해 9월, 포드와 합작법인을 통해 양사가 44억5000만달러(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들여 테네시주(43GWh), 켄터키주(86GWh)에 공장을 지을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일부 투자 재검토에 돌입하자 "투자 계획에 변경은 없지만 미국 경기 상황에 대해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라며 "원자재가 급등,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 여러 이유로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서도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3.7%에서 2.9%로 하향 조정한 수정치를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전망치인 지난해 10월 5.2%에서 두 차례 하향 조정 된 것이다.

IMF는 "인플레이션 급등이 현실화하며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모두에 체계적인 위험을 제기한다"며 "지속하는 세계 공급망 혼선이 인플레이션을 중대하게 가속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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