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취임 4년' LG 친환경 기술에 2조 투자…탈탄소 승부수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2.06.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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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주)LG 구광모 대표가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 = LG전자 제공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주)LG 구광모 대표가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 = LG전자 제공


29일 취임 만 4년을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클린테크를 점찍고 관련 사업을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클린테크는 오염물질과 자원의 소비를 줄이거나 에너지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친환경 기술을 말한다. LG는 전세계적으로 탈탄소 바람이 거세지는 흐름에 발맞춰 클린테크 육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복안이다.

LG에 따르면 구 대표와 계열사 경영진들은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략보고회 중 석유화학 사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는 바이오 소재나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의 분야에 5년간 국내외에서 2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분야별로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LG화학이 미국 곡물기업 ADM사와 2025년까지 7만 5000톤 규모의 생분해성 플라스틱(PLA)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지난해 12월 600억원을 들여 북미 최대 규모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의 지분 2.6%를 확보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탄소 저감 기술 분야에서는 LG화학이 충남 대산의 나프타 분해 센터(NCC) 공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이용해 연 5만톤 규모의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

재계는 평소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구 회장이 석유화학 산업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평가한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력 사업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성 등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에도 보다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LG의 친환경 투자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구 회장은 전날에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를 방문해 PLA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 기술 개발 현황 등을 살폈다. 클린테크 분야 투자 계획과 인력 현황 점검, 지주사 차원의 지원 검토도 함께 이뤄졌다. 구 회장은 현장에서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G는 앞으로도 클린테크 분야에서 새 사업 기회를 지속 탐색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 사업 특성에 맞춰 RE100(기업 간 재생에너지 100% 대체 협약) 전환과 탄소중립 달성 등 친환경 목표를 설정해 탄소 저감에 힘쓰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엄격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탄소 저감을 고민하는 고객사를 위해 선제적으로 친환경 클린테크 기술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LG는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중장기 탄소 감축 전략과 해외 탄소 감축 사업 개발 등을 구체화한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방향성과 추진 전략, 성과 등이 담긴 보고서도 오는 3분기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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