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외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 (12,710원 ▲50 +0.39%)와 셀리드 (3,835원 ▼50 -1.29%), 아이진 (3,150원 ▼35 -1.10%), 진원생명과학 등의 주가는 연초 대비 적게는 42.6%에서 많게는 64.7%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30.1%를 떨어진 코스닥 제약지수와 비교도 두드러진 낙폭이다.
실제로 셀리드와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2020년 12월 초 나란히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승인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한달 앞선 11월 NBP2001로 임상을 승인받았지만, 이번에 허가받은 품목은 개발명 'GBP510'으로 2020년 12월 말에 임상을 획득한 품목이다. 여기에 유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1월 1·2상 승인으로 합류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 급등세도 한동안 두드러졌다.
현재 셀리드는 임상 2b상, 진원생명과학은 1/2a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1·2a상을 승인받은 아이진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속도다. 이에 따라 셀리드와 진원생명과학의 주가는 연초대비 64.7%, 42.6%씩 낮아진 상태다. 초기 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진도 59.9%나 떨어졌다. 지난 3월 임상 1상을 승인받으며 뒤늦게 합류한 에스티팜 (82,200원 ▼1,100 -1.32%)의 주가 정도가 제한적인 하락폭(33.2%)에 그쳤다.
개발 속도 측면에선 그나마 유바이오로직스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한동안 국내에서 대조백신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콩고와 필리핀 등에서 대조백신 확보 협조를 구하는데 성공하면서 3상에 돌입한 상태다. 콩고에서는 이미 시작했고, 필리핀 역시 임상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늦어진 임상에 연초 대비 57.1%의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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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발이 진행 중임에도 백신 개발사들의 기업가치 평가가 박해진데는 더뎌진 개발은 물론, 개발 이후 시장성에 대한 회의론이 짙어진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내를 비롯한 대다수 선진국들의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시장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초창기 임상승인을 획득했던 제넥신 (7,040원 ▼110 -1.54%)과 안정된 중견기업으로 평가받는 HK이노엔 (37,050원 ▲550 +1.51%)이 사업성을 이유로 개발을 중도 포기한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다만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코로나19 백신들이 시장성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다. 아직 기본접종(1·2차)률이 90%에 달하는 국내와 달리 개발도상국의 접종률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경우 기본 접종률이 20%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개발 중인 국산 백신들이 모두 개발도상국 수출을 목표로 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또 코로나19 신규 변이의 지속적 등장과 최근 국내에 유입된 원숭이두창 등 신규 팬데믹 대응을 위한 기술력 축적이라는 의미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성과가 내기 어려워지는 환경에서 영세한 백신 개발사들이 느끼는 주가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현 상황에서 개발을 성공으로 이어나가는 것 외엔 마땅한 돌파구도 없어 '개발 성공-수출로 인한 매출 확보'로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품목허가로 인해 국내에서 한층 대조백신을 구하기 수월해진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