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화된 EU의 탄소장벽, CBAM… "韓기업에 상당 파급"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2.06.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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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회, EU집행위案보다 강화된 CBAM법안 확정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잇따른 금리인상 랠리로 불확실성이 대폭 커진 가운데서도 탄소장벽은 계속 높아져만 가고 있다. EU(유럽연합)은 최근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의 고삐를 한껏 죄는 등 무역과 기후 이슈의 연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27일 법무법인 율촌에 따르면 EU 의회는 지난 22일 'EU CBAM 법안'과 'EU ETS(배출권거래제) 개정안' 등 2건을 최종 승인·확정했다.



CBAM은 탄소배출량 감축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국가로 탄소배출이 이전되는 '탄소 누출'(Carbon Leakage)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환경규제가 느슨한 EU 역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EU 역내로 수입될 경우 수입자에게 검증된 탄소배출량에 해당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앞서 지난해 EU집행위원회는 CBAM 법안을 통해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전력생산 등 5개 분야를 CBAM 적용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EU 의회는 EU 집행위원회의 5개 분야에 더해 △유기화학물질 △플라스틱 △수소 및 암모니아도 대상 업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제조업체가 사용하는 전기생산에 수반되는 탄소배출도 '간접배출'로 탄소배출량에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을 넣어 확정했다.



EU ETS의 배출권 무상할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시점도 2027년부터 점진적으로 개시해 2032년에는 무상할당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앞서 EU 집행위원회가 '2026년부터 단계적 폐지 개시, 2035년 완전폐지'를 시한으로 뒀던 것에 비해 시작시점은 1년 늦춰지되 완전폐지 시점은 3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CBAM의 본격시행 시점도 1년 앞당겨진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내년(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말까지 3년간에 걸친 과도기를 둔 후 2026년부터 본격시행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EU 의회는 과도기 종료기간을 종전 대비 1년 앞당긴 '2024년 12월말'로 설정, 더 빨리 CBAM이 시행되도록 했다.

율촌 국제통상팀(변호사 백윤제·안정혜·박주현, 외국변호사 전준규 등)은 최근 발간한 뉴스레터를 통해 "EU의 입법은 EU 집행위에서 제출한 법안에 대해 EU 의회와 EU 이사회가 공동으로 채택하는 구조"라며 "28일 예정된 EU 이사회에서 이번 ETS 및 CBAM과 관련해 어떤 의견을 채택하는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했다.


EU 이사회가 EU 의회의 법률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시 EU 의회로 넘어가 재검토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EU 이사회가 사소한 수정의견을 낸 데 불과한 결정을 내리게 되면 EU 이사회와 EU 의회가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공동 법률안 도출을 위해 협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기후변화에 대한 EU의 지대한 관심을 고려하면 어떤 형태로든 CBAM은 성안될 것으로 보인다"며 "EU 의회, 집행위, 이사회는 EU ETS 배출권 무상할당 전면 폐지시기 또는 CBAM 과도기간을 달리할 뿐 CBAM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대(對) EU 수출 기업은 CBAM이 요구하는 정보를 다각도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CBAM은 철강, 제강, 시멘트, 화학물질, 비료 등 CBAM 적용대상 품목들을 EU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상당한 파급력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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