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억달러 국채 이자 지급못해…104년만의 디폴트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2.06.27 09:01
글자크기

(상보)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서방의 제재는 무모하고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2022.06.17.[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서방의 제재는 무모하고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2022.06.17.


러시아가 191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화표시 국채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았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까지 외화 표시 국채의 이자 약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원래대로라면 지난달 27일 지불했었어야 한다. 이후 지불 유예 기간은 30일이었는데 이것이 만료됐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디폴트는 해외 채권자들에 대한 지불 루트를 폐쇄해온 서방의 강력한 대러 제재에서 정점을 찍게 됐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경제적, 금융적, 정치적 '왕따'로 빠르게 변모하는 것을 보여주는 암울한 표식"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잇단 금융제재로 400억달러(약 51조원)에 달하는 해외 채무를 변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국부펀드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국제결제시스템 스위프트(SWIFT)에 접근하지 못해 해외에 보유한 외환보유고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도 동결돼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와 유로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금액이 제재로 인해 개별 투자자들의 계좌로 입금되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에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선언될 가능성은 낮다. 주요 신용평가사가 채무 불이행 여부를 판단하지만, 이들은 제재 때문에 러시아의 국채를 평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이미 제재로 국제 금융체계에서 고립됐다보니 디폴트 선언이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