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제약사, 공장 늘려 몸집 키운다...잇따라 CDMO 출사표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6.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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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제약사, 공장 늘려 몸집 키운다...잇따라 CDMO 출사표


중견 제약사들이 신공장이나 공장 내 라인을 늘린다. 생산 능력을 확보해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이나 의약품위탁생산(CMO)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CDMO 사업은 대규모 시설을 갖춰야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운 중견 제약사는 특화된 전문 분야가 있어야 CDMO 사업으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올 하반기 베트남 호치민에 점안제 생산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2만5008.5㎡ 부지에 연면적이 축구장 3배 크기(2만1314㎡)다.



이번 점안제 공장 신설로 안과질환 치료제 특화 제약사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점안제 특화 글로벌 CMO, CDMO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장 부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국내 대비 20% 수준에 그치는 인건비 때문이다. 점안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약가가 낮아지는데 인건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생산시설을 갖춘 회사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몸집이 큰 대형 제약사도 인건비 상승 때문에 점안제 자체 생산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삼일제약이 여러 글로벌 안과와 베트남 공장의 점안제 수탁 생산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배경이다.


점안제가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는 품목인 만큼 CMO 계약을 따내면 회사는 캐시카우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 관계자는 "삼일제약 관계자는 "공장 준공 후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본격적인 점안제 CMO 사업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베트남 공장 설립으로 인건비를 낮추면 글로벌 CMO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앞서 이연제약 (13,130원 ▼250 -1.87%)은 약 3000억원을 들여 충주 바이오&케미칼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을 내세워 세포·유전자치료제 CMO 및 CDMO 사업을 추진한다. 회사는 '생산중심 R&D'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엠디뮨, 인트로, 아이진 등 바이오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공동 연구·개발을 한 후 임상시험에 들어가거나 상용화에 성공하면 생산을 맡는 방식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전 공장의 탈모치료제 전용 생산라인을 완공했다. 이 라인은 자체 판매 제품인 '헤어그로정, 아다모정' 생산을 담당한다. 이외에도 전용 라인을 내세워 탈모치료제 CMO 시장을 선점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동국제약의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은 2019년 매입한 바이엘코리아 안성공장을 리뉴얼해 하반기 내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공장은 조영제 완제의약품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으로도 수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새롭게 갖춘 생산시설로 CMO나 CDMO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문 분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CMO, CDMO는 대규모 시설을 갖춰 생산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 등 대형 CMO 업체도 이 때문에 시설 확충에 열을 올린다.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기 어려운 중소 제약사는 전문성을 갖춘 분야가 있어야 유리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형 제약사 뿐 아니라 중견, 중소제약사들도 CMO나 CDMO 사업 진출을 하고 있는데 중견, 중소 제약사들은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특화된 전문 분야가 있어야 경쟁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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