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팬데믹…화이자·모더나 말고 '여기'도 보라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2022.06.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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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톡 스캐너 #2 - "CVS 헬스"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CVS 전경CVS 전경


결코 짧지 않은 2년 반이라는 시간, 우리는 일상을 잃어버렸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게 당연했고, 사람을 만나는 건 조심스러웠으며, 텅 빈 거리가 익숙해졌다.



하지만 어쩌면 앞으로는 이러한 모습을 일상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시화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올해 출범 10주년이 된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은 그간 3차례에 걸쳐 미래를 전망하고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이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이 팬데믹이다.



'2013 키플랫폼'은 5년 후 미래를 예측한 '2018 글로벌 시나리오 보고서 및 미래 대응 전략'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유행병을 주목해야 할 변수로 살펴봤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 '2017 키플랫폼'은 '팬더모니엄 2020 : 리마스터링 코리안 해리티지'를 주제로 새 정부가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이슈를 다뤘다. 이 때 글로벌 리더 15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인구 이동에 따른 팬데믹'이 팬더모니엄(대혼란)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는 현실이 됐다.

'2022 키플랫폼'도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나라가 주의 깊게 살피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25개 글로벌 리스크를 발표했고, 이중 '코로나19, 앞으로 5년 4가지 시나리오'라는 주제를 통해 코로나19 종식이 팬데믹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 전문가들의 분석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상시화한 팬데믹을 실감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앞서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등 전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이 몇 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 무섭게 원숭이 두창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팬데믹 특수 누리는 바이오 헬스 산업
팬데믹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닫혀 버린 국경에 공급망이 훼손되고,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 활동이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기회인 곳들이 있다. 바로 바이오 헬스 관련 기업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치료제 관련 제약회사들은 팬데믹 특수를 누렸다.

CVS 시가총액 추이/출처=companiesmarketcap.comCVS 시가총액 추이/출처=companiesmarketcap.com
제약회사 외에 또 주목해야 할 곳 중 한 곳으로 약국·의료 소매 기업이 있다. 한국 의료 시스템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비싼 의료비로 악명 높은 미국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기업으로 꼽힌다.

이러한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이 CVS 헬스다. 미국에서 편의점의 역할과 동시에 약국의 기능을 하는 CVS 헬스는 24일 현재 시가총액 1211억 달러로,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9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벼운 감기로 병원을 찾아도 수백만 원의 진료·치료비가 나온다. 이렇다 보니 민영 보험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은 아플 때 우선적으로 CVS와 같은 약국, 의료 소매 매장을 이용한다. 치과 질환과 관련해서도 CVS에서 치아 충전 키트, 구강 마취 연고, 틀니 수리 키트 등을 구매해 임시적으로 조치하는 경우가 많다.

넘어지면 코 닿는 CVS…막강한 고객·데이터 경쟁력
매년 적자만 보는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 CVS 헬스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다.

적자를 보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미래 가치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이용자, 특히 구독자 수를 다수 확보하면서 엄청난 데이터를 축적한다. 또 이미 확보된 이용자들로 인해 신규 비즈니스의 폭발적인 성장도 가능하다. 당장은 적자가 나고 있지만 한순간에 흑자 전환을 넘어 큰 이익을 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글로벌라이제이션 4.0 : K-유니콘을 코딩하라'를 주제로 한국의 유니콘(자산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 육성을 위한 제언을 했던 '2016 키플랫폼'에서 세계 혁신 기업의 사례를 통해 데이터와 스케일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CVS 헬스는 이미 엄청난 수의 이용자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약 1만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인구의 70%에 달하는 2억 2700만 명이 CVS 헬스에서 5마일(약 8km) 이내 거리에 머물고 있다. 미국인에게는 사실상 1차 의료기관 역할을 하는 CVS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지 역할을 하며 지난해 12월 기준 약 4300만 명의 접종을 담당하기도 했다.

MS 손 잡은 CVS…디지털 전략 강화

이러한 CVS 헬스가 그동안 오프라인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넘어 최근에는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CVS는 지난해 MS(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CVS가 보유한 수천만 고객으로부터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일상이 된 팬데믹…화이자·모더나 말고 '여기'도 보라
양사 협업의 일환으로 CVS 헬스는 신규 및 기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져'로 옮겨 최적화한다. 또 MS의 기술을 활용해 여러 영역에 걸친 정보를 결합하고 맞춤형 의료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개인화된 건강 권장 사항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어 암 검진을 위한 모바일 알림, 피부암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외선 차단제 구매 권고 등 맞춤형 건강 관리 프로그램 운영 등을 구상하고 있다.

CVS 헬스는 더 많은 소비자가 디지털화하는 현실에 발맞춰 대면 소매 전략을 재평가하고, 향후 3년 동안 약 900개의 매장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CVS 헬스의 원격 의료를 통한 소매 건강 클리닉 이용이 2019년 대비 2020년에 600% 증가하는 등 점차 의료 소비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로샨 나바가무와 CVS CIO(최고정보책임자)는 MS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MS와 애져는 디지털 전략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CVS에 기술 진보, 디지털 우선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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