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50원까지 갈수도…"3분기가 분수령"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6.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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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물가·긴축기조 변화 예상…환율 하반기 완만한 하향세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2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전날 대비 0.5원(-0.04%) 내린 1301.3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2.6.24/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2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전날 대비 0.5원(-0.04%) 내린 1301.3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2.6.24/뉴스1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후 내려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최고 1350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물가 안정세를 확인할 수 있는 오는 3분기가 원/달러 환율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 1301.8원을 기록해 2009년 7월14일 이후 12년11개월 만에 1300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가장 큰 이유로 미국의 금리인상을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994년 이후 처음으로 0.75%포인트(p) 인상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경기침체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주요국들과 금리차가 가파르게 벌어지며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구체화되고 신용위험 증가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수요 증가도 가세하고 있다.

엔화와 위안화 등 한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변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일본과 중국은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경기에 방점을 찍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이들 통화가 달러 대비 크게 절하됐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일어나는 것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계속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점으로 1350원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나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미지의 영역인 1300원을 돌파한 후 다음 고점은 1350원"이라며 "이후 연말까지 환율이 우하향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빅스텝 인상안도 고려하고 있으나 이 역시 원화강세를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원화 강세를 일끌만한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3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금리 인상 속도 역시 늦춰지면 원/달러 환율 흐름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이 가속화되고 있어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300원선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3분기 이훼어는 다시 1200원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물가가 변곡점을 지나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상 폭이 하향 조정되고, 환율의 기조적인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선을 크게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세계 물가압력과 이에 대한 중앙은행의 긴축기조 지속 여부가 오는 3분기 중에 결정될 공산이 높은 만큼 3분기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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