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개복치? 왜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많이 떨어질까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2.06.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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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전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증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중 한국 증시의 내리막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가파르다. 우리 증시가 주변국에 비해 금리 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증시는 6월 들어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더욱 강해졌다. 미국 S&P500 -8.14%, 나스닥종합 -7.03%, 니케이225 -4.06%, 대만 가권 -9.71%다. 홍콩 항셍지수(-0.66%)처럼 하락 폭이 작은 지수나 오히려 상승한 상해종합지수(+4.20%)도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 증시도 글로벌 경기 악화 흐름의 영향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그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강하다. 6월 들어와(6월2일~23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13.83%, 코스닥은 -20.03%로 낙폭이 매우 크다.

다만 이날 한국 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한 미국 증시에 이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24일 오전 11시5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86포인트(2.28%) 오른 2367.18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37포인트(4.67%) 오른 747.75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증시는 세계 증시의 선행 지표적인 성격을 가진다.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중국 등의 주변국과 비교했을 때 내수시장이 작고 수출 비중이 높아 경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에는 금리 조기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변국에 비해 이른 긴축 정책이 한미 간의 금리 역전 가능성을 높여 외국인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낮춘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5조1558억원 가량 순매도 했다. 직전 5월 한 달 동안 5238억원 가량 순매수 한 것과 대비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상승률이 낮은 일본이나 봉쇄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나타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박이 상대적으로 덜한 중국과 달리 한국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주변국에 비해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은 가계부채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COVID-19) 국면을 지나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부채의 누증이 심각해짐에 따라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고 부채의 증가를 막으려는 것이다. 다만 빠른 금리 인상이 '양날의 검' 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하게 되면 가계가 어느 정도 적응할 시간을 버는데, 상환 능력이 올라가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금리를 많이 올리면 가계부채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뇌관을 건드리는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낙폭이 큰 한국 증시의 안정을 위해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원태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 2300대면 고점 대비 20~30% 하락한 것으로 정말 많이 하락한 것"이라며 "개인까지 이탈해버리는 상황에서 매수 주체가 생겨야 하는데 아직 안정화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하락 폭을 키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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