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인맥 캐스팅? 전문가 "굉장히 어려운 일, 팬덤에 과장돼"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2.06.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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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엘리자벳'의 인맥 캐스팅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한 전문가는 주연 배우가 다른 배우의 캐스팅에 관여하는 일은 흔치 않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논란은 일부 팬덤과 네티즌에 의해 과장된 면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누리꾼 사이에선 왜 인맥 캐스팅으로 불거진 문제를 팬덤 탓으로 돌리느냐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사진=EMK뮤지컬컴퍼니


엘리자벳 주연배우가 캐스팅 관여?…"굉장히 어려운 일"
국내 1호 뮤지컬 평론가로 알려진 원종원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23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배우들 간 고소 사태로 번진 엘리자벳 캐스팅 논란을 두고 우선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뮤지컬계에서 주연배우가 다른 배우들의 캐스팅에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종종 있어왔냐"는 질문에 원 교수는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들은 해외에서 라이선스를 확보해 올려지는 번안 뮤지컬"이라며 "이런 뮤지컬은 바이어 중심이 아닌 셀러 중심의 시장이기 때문에 배우들을 뽑을 때 국내 제작진의 의도는 잘 반영이 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뮤지컬 '엘리자벳' 역시 오스트리아 제작진이 만들어 우리나라가 라이선스를 확보해 들여온 뮤지컬이다.

원 교수는 "(번안 뮤지컬은) 원작자에게 그 모습을 다 보여주고 오디션을 통과해야 배역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면에서 본다면 어떤 배우가 다른 배우의 캐스팅에 영향을 준다, 입김을 미친다, 이런 건 일반 대중들은 상상 못하셨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계 좌지우지하는 팬덤…논란 부풀려져"
옥주현 배우가 캐스팅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 원 교수는 "추천은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 배우를 좀 주의 깊게 봐 달라 정도의 이야기는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엘리자벳을 만든) 오스트리아 제작진은 아주 글로벌한 수준과 규모의 제작진"이라며 "이들이 특정 배우를, 더군다나 한국에서 올려지는 공연에 특정 배우를 쓰기 위해 캐스팅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 같다"고 했다.

원 교수는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는 뮤지컬 팬덤이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뮤지컬계가 너무 팬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다 보니까 내가 지지하는 배우나 내가 응원하는 배우가 혹시라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을까라는 그 마음을 가진 일반인들, 혹은 네티즌들에 의해서 이야기가 과장되거나 부풀려진 면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2000년 이후 뮤지컬 시장의 급속한 팽창 속에서 시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간 요인 중 하나가 팬덤과 결부 되어 있는 배우에 대한 지지였다"면서 "(팬덤은 시장의) 빠른 팽창을 가져왔기 때문에 좋은 면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면을 보자면 내가 좋아하는 배우, 내가 미워하는 배우, 이렇게 너무 선을 긋고 극렬하게 반응을 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옥주현, 김호영 /사진=머니투데이 DB(왼쪽부터) 옥주현, 김호영 /사진=머니투데이 DB
"업계 동업자 의식 중요…1세대 입장문 한 쪽 편 든 것 아냐"
원 교수는 배우들의 법정공장에 대해 "진실이 물론 규명돼야 한다"면서도 "그 전에 소를 취하하고 어떻게 보면 동업자 의식을 갖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세대 배우들이 입장문을 낸 것도 그런 의도"라고 했다. 23일 뮤지컬 1세대로 불리는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은 하나의 뮤지컬이 관객을 온전히 만나기 위해 배우·스태프·제작사들이 지켜야 하는 정도에 대해 호소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원 교수는 "(사실 확인을 위해) 최정원 씨 소속사 대표와 통화를 했다"며 "(1세대 배우들이) 무슨 의심이 있거나 한쪽 편을 들어서 발표한 게 아니라 배우들이 서로 아끼고 도와줘야지 배우끼리 이렇게 고소하고 이런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냐라는 입장 때문에 내놓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꾼들 "인맥 캐스팅이 문젠데 화살이 왜 팬덤에"
방송을 접한 많은 네티즌은 "인맥 캐스팅 때문에 불거진 문젠데 왜 화살이 엉뚱하게 팬덤을 향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반발했다.

댓글에는 "평론가가 팬덤 탓을? 기껏 한다는 쉴드(방어)가 고작 이건가 싶다", "그렇게 어렵다는 것까지 해내고 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하는 거냐", "부당함을 지적하는 현장 배우들의 목소리가 모이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은 안 드나" 등 의견이 확인됐다.

일부 네티즌은 "결국엔 평론가건 1세대 배우들이건 빨리 화해하라는 얘기 아닐까", "논란이 해결돼서 마음 편하게 뮤지컬을 즐기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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