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오른쪽)./AFPBBNews=뉴스1
역사적인 피칭이었다. 전날(22일) 타자로서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인 8타점을 올린 오타니는 이날은 투수로서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인 13개를 뽑아냈다. MLB.com에 따르면 1920년 타점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8타점을 기록한 다음날 10개 이상의 탈삼진을 뽑아낸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타자로서 연장 11회까지 풀타임 출전하고 그 다음 날, 선발 투수로 96개의 공을 던진 상황. 필 네빈 LA 에인절스 감독 대행으로서는 충분히 오타니를 내릴 수 있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네빈 감독 대행은 오타니에게 총 두 번의 강판을 명령했다.
필 네빈 LA 에인절스 감독 대행./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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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말이 끝나고 네빈 감독 대행은 8회초 마운드에 오르려는 오타니에게 다시 한 번 교체를 지시했다. 이번에도 오타니는 거절했고 결국 에마뉴엘 리베라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8회초를 끝내고 역사적인 13탈삼진 경기를 완성했다.
두 번째 강판 지시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알려졌다. 오타니는 "지금 팀 상황이 어떤지 알고 있었다. 마이크 트라웃, 재러드 월시 등 주요 선수들이 휴식을 취했고, 내일은 우리 팀이 경기가 없기 때문에 그들(불펜)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강한 책임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만화주인공과 다름 없는 오타니에 네빈 감독 대행과 동료 선수들은 "믿을 수 없는 날이었고, 믿을 수 없는 퍼포먼스였다"는 감탄사로 화답했고, 언론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의 다니엘 게레로는 "100년 뒤의 사람들은 오타니가 진짜 사람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CBS 스포츠의 닉 파르코는 "오타니는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