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 따윈 발치에, 이무진의 협상 없는 '음악방'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2.06.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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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진, 사진제공=빅플래닛메이드이무진, 사진제공=빅플래닛메이드


이무진이 자신의 프라이빗한 '방'으로 청자들을 초대한다. 그러나 방에 대한 가타부타한 쓸데없는 참견들은 거부한다. 유명세를 떨치기 전 마음의 방에 꾸려놨던 곡들을 꺼내 '평범한 청년 이무진', 그리고 아티스트로서의 아집을 보여줄 예정이다.

2년 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해 "비움으로써 채워내려 했다"며 모두를 주목 시켰던 이무진은 맑은 감상과 탁월한 목소리로 단번에 대중의 마음 속에 스며들었다. 이후 '신호등'(2021)으로 음원차트 1위를 하고, '신흥 음원 강자'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믿고 듣는 가수의 초입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이 초입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위한 행보로 23일 오후 6시 첫 번째 미니앨범 'ROOM Vol.1(룸 Vol.1)'을 발매한다.



'Room Vol.1'은 이무진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 그가 삶 속에서 느꼈던 이야기들과 그 후의 이야기들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형상인 '자취방'을 모티브로 했다. 유년 시절부터 대학 입시, 그리고 데뷔 이후까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채로운 자작곡 5곡에 녹여냈다. 이무진은 23일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서울 강남 일대에서 진행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학교 앞 자취방은 방송 데뷔 하기 전에 머물렀던 마지막 공간이었다.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던 발판이 돼준 공간"이라며 "자취방이 제가 가수가 되기 직전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치를 찍게 해준 곳"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은 1번 트랙 '참고사항'이다. 진정한 가르침을 주는 게 아닌, 가르치려 드는 이들에게 외치는 곡으로, 주변의 수많은 강요나 가르침을 단지 '참고사항' 정도로만 흘려듣겠다는 솔직하고 당당한 애티튜드를 표현한 곡이다. 뮤직비디오는 위트와 풍자가 넘친다. 배우 이경영이 면접관으로, 이무진이 수험자로 등장하는 뮤비는 '면접'이라는 주제론적인 배경에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는 결말으로 통쾌함을 안긴다. 노래와 상통하는 뮤비다. 이무진은 "이경영 배우가 이 곡의 해석을 잘 녹인 연기를 해줬다. 결과물을 보고 정말 고마웠다. 짧지만 함께 연기한 시간들이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이무진, 사진제공=빅플래닛메이드이무진, 사진제공=빅플래닛메이드
이무진은 "우리는 모두 꿈에 대한 많은 참견을 듣고 산다. 유난히 예체능 계열이 그런 참견을 많이 받는다. 저도 '노래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솔직한 심정으로 '네가 뭘 알아?'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럼에도 대중가수이니 많은 분들이 들어줄 것을 생각해 '참고사항'으로 받아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아직 가요계에서 저한테 이런 참견을 하신 분은 없었고, 대중이나 원래 알던 지인들 정도가 이런 참견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Room Vol.1'에는 '참고사항' 외에도 어느 새 순수함을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담은 어쿠스틱 재즈 사운드의 '우주비행사', 뮤지션을 꿈꿨던 그 시작의 공간을 풀어낸 '8번 연습실', 미움을 주제로 한 '욕심쟁아', 대학교에서의 소중한 추억에게 안녕을 건네는 마지막 트랙 '자취방'까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경험과 일상 속 가까이 있는 이야기를 이무진표 화법으로 들려준다.


'신호등'의 성공이 이번 컴백에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본인의 음악처럼 시원시원한 대답을 내놨다. 이무진은 "'신호등'이라는 곡이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둬서 다음 앨범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저는 성적에 별로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다. 다크한 장르의 음악이 취향이기 때문에 훗날 대중성을 신경 쓰지 않고 앨범을 내려 한다. 성적이 중요한지 모르겠다. 그런 걸 신경쓰는 이 가요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무진은 "지금까지 만든 곡들도 다 제가 쓴 곡이긴 했지만, 싱글이 아닌 앨범 단위로 한꺼번에 5곡을 기승전결을 가지고 쓴 건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한번에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들이 꼬리를 무는 전개가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설명하며 "사람 냄새 나는 아티스트로 남는 게 목표"라며 가수로서 청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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