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의 제품 가격 인상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고 했던 오리온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감자 등 곡물과 팜유 등 원재료 값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팜유와 감자 등의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스낵류, 파이, 비스킷 등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 시점부터 계속 가격 인상을 고민해왔고, 품목과 시기를 두고 살펴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유지류의 올해 1분기 국내 가격은 1㎏당 2241원으로 전년 1667원보다 34%, 유지류 수입 가격은 1㎏당 3025원으로 27%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소맥류의 가격은 1㎏당 726원으로 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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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원자재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에 가격 동결 정책을 유지하던 오리온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2년 새 원재료가가 2~3배로 오르고 그 외 물류 등 비용도 모두 올랐다"며 "오리온도 마케팅 요소로도 삼던 9년 연속 가격 동결 정책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9년 연속 가격 동결에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16.6%로 업계 평균보다 높았다. 이는 롯데제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2.1%, 해태제과식품이 3.7%인 것에 비해 5~8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가격 인상을 검토해야 할 정도로 원가 부담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식품업계는 올 하반기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국내외 원재료 가격급등으로 원가 압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그대로 가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