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근린공원 부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한남공원 부지, 2년 만에 공시지가 30% 이상 올라…市, 재원 절감 방안 논의24일 시에 따르면 '한남근린공원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시가 이 같은 보완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근 공시지가 상승 여파로 토지보상비가 급등해 예산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남근린공원 부지(한남동 670 일대) 개별 공시지가는 3.3㎡당 1993만원이다. 시가 이곳을 공원 부지로 지정한 2020년 이후 2년 만에 30.4% 상승했다.
시는 예산을 확보해 2025년 6월 25일 안에 보상금의 3분의 2를 지급하고, 이후 2년 간 단계적으로 잔금을 치르는 자금조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편성된 예산에 보상비가 제외돼 공원화 추진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남공원 관련 재원 절감 방안은 오세훈 시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해 보궐선거 당선 직후 한남공원 조성화 사업을 이어갈 뜻을 밝혔지만 토지보상금이 급증하자 시가 관련 재원을 전액 부담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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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3월 초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공원 성격을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것은 건축물 설치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관련법상 근린공원 내 건축물은 연면적 1만㎡ 이상이어야 하는데 문화공원은 별도 면적 제한이 없다. 건폐율(부지 위에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 기준은 근린공원의 경우 부지 면적에 따라 10~20%로 차등화했으나 문화공원은 부지 면적의 20% 이내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일 뿐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초 6월 말 예정된 기본계획 용역 기간을 8월로 연기했고, 오 시장도 올해 하반기부터 4년 임기를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한남공원 기본계획 최종안에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한남공원 기본계획 검토 후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공원부지 지정을 전격 취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해당 부지 기존 용도(1종 주거지역)에 따라 주택 개발이 가능해진다. 공원이 위치한 용산구는 대통령실 이전 이후 서울 시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으로 최고가 아파트들인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이 위치해 있다.
오 시장이 공원화 계획을 뒤집고 주택분양을 허용할 경우 특혜 시비에 휘말릴 소지도 있다. 공원화와 주택 조성을 놓고 찬반 여론이 대립하는 것도 부담이다.
땅 소유주인 부영주택은 부지 예상 양도차익에도 불구하고 2020년 8월 시의 공원부지 지정을 취소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재판은 지난해 6월 1차 변론 이후 2차 변론을 진행 중인데 부영주택 측은 지난 3월 예정된 재판 변론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8월 결정하는 기본계획 방향에 따라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후속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