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웃고 우는 패션·뷰티 OEM·ODM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06.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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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297.3원)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취재진이 환율을 취재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2022.06.23.[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297.3원)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취재진이 환율을 취재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2022.06.23.


13년만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면서 패션·뷰티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수출이 중심인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은 웃고 있지만 판매가로 비용 부담 전가가 어려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은 수익성에 고심하고 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2분 기준 전일대비 3.9원(0.29%) 오른 1300.9원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7월13일(1315원)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가 늘어나면서 1250원대에서 진정되던 분위기였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재차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 강세가 계속 되면 달러 결제 비율이 높은 수출기업들은 원화로 환산하는 이익이 불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특히 원부자재 구입 당시 환율보다 제품 출하 시기 환율이 높아 의류 OEM 업체인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은 깜짝실적이 기대된다. 의류 주문부터 선적까지는 통상 3~6개월이 걸린다. 영원무역은 미국 매출 비중이 41%, 한세실업은 85%에 달해 환율 변동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5% 높을 것"이라며 "영원무역의 연결 영업이익도 67.9% 증가한 1762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세실업도 주요 고객사인 갭의 부진으로 수주 우려가 있었으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환율 효과에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399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달러로 원재료를 수입해 국내 및 중국에 주로 판매하는 화장품 ODM 기업들은 강달러로 원재료 수입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올 초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져 ODM 기업들의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다.

고환율에 웃고 우는 패션·뷰티 OEM·ODM
실제로 1분기 코스맥스의 국내 사업 이익률은 4.9%로 전년 동기 대비 3.6%포인트가 하락했다. 매출은 9%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37.5% 감소한 탓이다. 한국콜마도 국내 이익률이 7.8%로 1.5포인트가 떨어졌다. 생산원가율도 코스맥스는 별도 기준 85.1%, 한국콜마는 86.4%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1.5%포인트가 상승했다. 중국에서도 강력한 방역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코스맥스의 1분기 중국 사업 영업이익률은 9.4%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하락했고, 한국콜마는 3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조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화장품의 주요 원료인 팜유의 국내 수입 가격이 지난 4월, 톤당 1400달러 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 경신한 탓이다. 팜유는 무색무취인데다 상온에서 고체를 유지하는 형질 때문에 립스틱, 로션 등 다양한 화장품에 사용된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ODM사들은 하반기부터 비용 부담을 고객사에게 점차 전가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대부분 가격 민감도가 높은 대중 브랜드에 납품하기 때문에 비용 전가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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