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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무단 폐교' 은혜초, 학생 1인당 300만원 배상"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2.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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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과 은혜초 학부모 대표들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남은 학생 40명 전원을 전학시키기로 했다. 이 결정으로 은혜초는 결국 폐교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의 모습. 2018.3.6/뉴스1  서울시교육청과 은혜초 학부모 대표들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남은 학생 40명 전원을 전학시키기로 했다. 이 결정으로 은혜초는 결국 폐교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의 모습. 2018.3.6/뉴스1




2018년 새학기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문을 닫은 서울 은혜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은혜초 학생과 학부모 등 180여 명이 학교법인과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은 1, 2심과 마찬가지로 은혜학원과 이사장이 학생 1인당 300만원, 학부모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은혜초의 학교법인 은혜학원은 2017년 12월 이사회를 개최해 이듬해 2월 은혜초를 폐교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로 재정적자가 누적됐고 교육청이 폐교 권고를 하는 등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학교 측은 겨울방학을 하루 앞둔 같은 달 28일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에 폐교 인가 신청을 내고 학부모들에게도 이를 통보했다.

갑작스러운 폐교 소식에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했다. 하지만 학교는 담임교사를 배정하지 않는 등 학사행정을 하지 않았고 결국 2018년 3월 폐교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교가 미리 의견을 수렴하거나 유예기간을 두지 않고 기습적으로 폐교를 통보했고, 교육청의 반려 처분에도 불구하고 학교 운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학습·교육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손을 들어줬다. 1·2심은 "은혜초의 폐교는 궁극적으로 재학 중인 학교에서 계속 교육받고자 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학교 선택의 자유, 학부모의 자녀 교육진로에 대한 결정권 등을 침해했다"고 했다.

이어 "학교법인과 이사장은 의견수렴절차 없이 폐교를 결정해 통보했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습권과 교육권을 고려한 적절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설령 학교의 재정 상태가 심각해 폐교가 불가피했다고 하더라도 점진적인 방식으로 폐교를 결정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충분한 대비를 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다만 졸업생과 입학예정자들에 대해서는 "직접 학습권이 침해됐다거나 학교 폐교에 따른 정신적 충격이 금전적 위자가 필요할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학교 측은 침해된 권리에 비해 배상액이 지나치다는 등의 이유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이 정한 위자료 액수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배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하였다거나 위자료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학생에게 부여된 학습권은 헌법과 교육기본법의 관련 규정에 근거를 둔 것으로 학교의 설립·운영 주체가 국공립학교인지 사립학교인지 여부에 따라 그 법적 근거를 달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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