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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의 등대' 부활하나요..재택근무 놓고 술렁이는 게임업계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2.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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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게임업계 근무제 두고 온도차↑
주52시간제 사수도 불안

지난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격근무'에 대한 IT·게임업계 간 온도 차가 심화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도 재택근무를 이어가는 IT업계는 해외 원격근무·주4일제 등 파격 실험에 나선 반면, '전원 출근령'이 내려진 게임업계는 경영진이 나서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에선 게임업계 주52시간제가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로 술렁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는 최근 원격근무에 대한 조합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내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지난 17일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사내 간담회에서 재택근무 도입 여부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뜻을 전했다. 이에 노조는 직원 입장에서 원격근무 필요성과 효용을 연구해 회사에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349,500원 ▼39,000 -10.04%) 대표도 최근 사내 간담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언급하며 재택근무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론 머스크는 "주 40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테슬라를 떠나야 한다. 이는 공장 노동자들에게 우리가 요구해온 것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원격근무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같은 게임사인데…카카오게임즈는 '주4일 원격근무'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대표시절 도입했던 '놀금' 제도를 카카오로 확대 적용했다. /사진=뉴스1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대표시절 도입했던 '놀금' 제도를 카카오로 확대 적용했다. /사진=뉴스1
반면 주요 IT기업은 원격근무가 '뉴노멀'이 됐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자율근무제를 도입한 라인플러스는 지난 4월 기준 전 임직원의 53%가 완전 재택근무를 했다. 주 2회 이하로 사무실 출근하는 임직원은 전체 92%에 달한다. 내달부턴 네이버(NAVER (240,000원 ▼6,500 -2.64%))도 임직원 과반이 주 2회 이하로 사무실 출근하는 원격근무에 돌입한다. 카카오 (69,900원 ▼900 -1.27%)는 아예 주4일 원격근무를 못 박았다.

게임업계에선 부럽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도 주4일 원격근무를 시행할 예정인 만큼 '게임사=사무실 출근' 공식이 깨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출시일이 다가올수록 고강도 협업체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원격근무에 소극적이었으나, 카카오게임즈는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게임출시·운영 등에 공백이 없었다"며 자신하는 모습이다.

게임업계가 본격적인 원격근무 논의를 시작해야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그동안의 재택근무는 방역이 목적이다 보니 업무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었다"라며 "예컨대 순환재택을 하더라도 거리두기가 필요해 직원들이 한곳에 다 모일 수 없었는데, 복지 차원의 원격근무를 도입하면 협업방식 등 업무효율 제고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는 주4일제, 게임업계는 주52시간 사수도 '불안'
일부에서는 IT업계에 부는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에 게임업계가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는 월 최대 법정근로시간 도달 8시간 전에 PC·모바일 등 내부 시스템 접속을 차단키로 했다. 과도한 장시간 근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월 최대 근무 가능시간이 208시간(주52시간x4주)이라면 200시간이 됐을 때 시스템을 차단한다. 격주 4일제를 도입한 카카오는 '놀금'있는 주엔 32시간만 근무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주3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반대로 게임업계는 주52시간제 사수도 불안한 분위기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게임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산업 특성별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도 주52시간제 탄력적용 가능성을 내비쳐서다. 과거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고강도 근무체제) 악몽을 떠올리는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봉인상 행렬 이후 게임업계가 '돈도 많이 벌면서 복리후생도 좋은' 이미지로 변모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의 등대'라는 자조가 일상일 정도로 노동강도도 높고 처우도 안 좋았다"라며 "같은 판교에서 근무하는데 IT기업 복리후생은 미래로 가는 반면, 게임기업은 과거로 회귀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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