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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코퍼' 구리값 1만→8800달러 '뚝'…경기침체 현실화?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6.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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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경기 흐름의 가늠자로 알려진 '닥터 코퍼' 구리 가격이 급락세다.

22일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구리 가격은 톤당 9000달러에 마감했다. 전일에는 8875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톤당 1만달러를 상회하던 구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연중 고점인 1만730달러(3월7일) 대비론 16% 가량 급락한 수준이다.



구리 가격 약세에 구리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저조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IGER 구리실물 (9,705원 ▲170 +1.78%)'과 'KODEX 구리선물(H) (6,780원 ▲255 +3.91%)'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8.83%, -16.15%를 기록했다.

구리는 실물경제의 선행 지표로 불린다. 전기, 전자, 통신, 건설 등 각종 산업 분야에서 구리가 필수적으로 사용돼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는 별칭도 이 이유에서 붙었다.

실제 지난해 5월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 국면을 회복하자 구리 가격은 10년 만에 톤당 1만 달러를 돌파하며 강세를 보였다. 세계 구리 생산의 절반 이상을 소화하는 중국에서의 수요가 급증했고 미국에서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최근 구리 가격이 급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정책과 그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철금속은 달러가 약세임에도 하락했다"며 "미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우려로 전반적인 비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급등에 따른 급격한 긴축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비철 가격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며 "구리는 10개월 만에 9000달러대가 붕괴됐고 아연도 3500달러 수준으로 후퇴해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구리 외 알루미늄, 니켈, 아연, 납, 주석 등 여타 비철금속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지난 3월 톤당 3664달러를 기록했지만 21일 2519.5달러까지 하락했다. 톤당 3만5550달러를 웃돈 니켈 가격 역시 전일 기준 2만5540달러로 주저앉았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했다. 첫 해 경기침체를 피하고 이듬해 들어설 가능성은 25%로 예상했다. 향후 2년 안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도 기존 35%에서 48%로 높였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유지했지만 3분기와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75%, 0.75%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1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1%로 내렸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 위험이 더 커지고 더 당겨졌다고 본다"며 "연준은 앞당긴 금리인상을 더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최종금리 기대치가 올라갔으며 금융 환경이 추가로 긴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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